투자 사기 50대 남성 재판 4년 9개월 만에 실형
입력: 2023.09.25 17:58 / 수정: 2023.09.25 17:58

건강 이유로 수차례 출석 안 하고 재판 미뤄
법원, 지난 5월에 구속영장 발부한 뒤 선고


투자 사기죄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재판 4년 만에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 더팩트DB
투자 사기죄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재판 4년 만에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 더팩트DB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투자 사기죄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재판 4년 만에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비상장 회사 주식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2명으로부터 12억여원을 가로채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투자 매매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금을 모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재판 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9년 12월 31일 불구속 기소된 A씨는 재판 일정을 연기하다 1년 4개월 만인 2021년 4월 법정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으나 이어진 재판에도 불출석하다 다시 4개월 만에 출석했다.

당시 법원은 선고기일을 정하며 재판을 마무리 지으려 했으나 A씨가 치료를 이유로 선고 기일을 연기하는 등 재판을 지연하며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법원은 A씨에 대해 수차례 구인영장을 발부해 출석을 요구했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지난 5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된 A씨는 지난 20일 열린 결심 공판에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해 "범행 의도가 없었고 몸 상태가 나빠 도망갈 수도 없는 사람"이라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뒤 보석을 신청했다.

이후 재판부는 25일 선고 공판을 열고 A씨에 대한 공소 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며 실형을 선고했다. 기소 후 4년 9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 소견 등을 종합하면 정상적으로 재판에 출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 절차 지연으로 사법 정의 실현을 방해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에게 적용된 특가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주식 양수에 따른 이득을 편취하는 경우 이익액이나 취득한 주식을 자산가치로 봐야하지만 비상장 주식으로 거래해 정확한 평가 금액을 알기 어렵고, 증거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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