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파행 계속…국민의힘 "민생 챙겨라" VS 민주당 "시장 불출석 상습적"
입력: 2023.09.24 16:23 / 수정: 2023.09.24 17:30

"시장 사과 받아내지 못했다고 의회가 멈춰서야 되겠습니까"
"안건 제안 시장 불출석, 고양시민 목소리 존중하지 않는 것"


24일 경기 고양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정쟁을 뒤로하고 즉시 의회로 돌아오라고 외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이동환 고양시장의 상습적인 불출석 등을 문제삼으며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고양시의회./고상규 기자
24일 경기 고양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정쟁을 뒤로하고 즉시 의회로 돌아오라'고 외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이동환 고양시장의 상습적인 불출석' 등을 문제삼으며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고양시의회./고상규 기자

[더팩트ㅣ고양 = 고상규 기자]

경기 고양시의회가 24일 현재도 파행 중이다. 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정쟁을 뒤로하고 즉시 의회로 돌아오라"고 외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이동환 고양시장의 상습적인 불출석' 등을 문제 삼았다.

앞서 고양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고양특례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님들께 호소한다"며 "모든 정쟁을 뒤로하고 즉시 의회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 1년 3개월간 우리 고양시의회는 단 한 번도 정상적인 의회를 열지 못했다"며 "긴급히 쓰여야 할 취약계층 관련 예산이 집행되지 않아 시민들은 당장 생활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소득장애인 보조기기 교부 △영아 보육료 지원 △기초생활수급자 생계급여 지급 △지역 아동 수당 지급 △장애아동에 대한 장애수당 지급 △특별보호 아동 지원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고용 안정 지원 △유공자 보훈 명예 수당 등 안건 처리와 집행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비서실장의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싫어서 의회가 멈춰서야 되겠습니까. 공무 출장으로 본회의장의 자리를 비운 시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의회가 멈춰서야 되겠습니까. 의장이 시장의 사과를 받아내지 못했다고 의회가 멈춰서야 되겠습니까"라며 주어진 책무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같은 날(21일) 고양시 역시 이번 파행으로 인해 '2000억원 사업이 표류 위기에 놓였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고 정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고양시는 "이번 추경예산과 안건 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시민들"이라며 "당장 일부 조리원·어린이집 교직원·대체 인력 등에 대한 인건비, 공공시설물 전기요금 등의 운영비 지급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고 밝혔다.

시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관내 유치원 및 각 학교에 지원하는 무상급식"이라며 "최근 식재료비와 공공요금 인상분을 충당하고자 110억원을 추경에 편성했으나, 이번 사태로 262개교 11만8000여명 학생들의 급식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취약계층 지원 사업에도 우려를 표했다. 시는 "중증장애인 활동 지원 가산 급여,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생계급여와 희망키움통장·내일키움통장, 저소득층 청년의 자립을 돕는 청년저축계좌·청년내일저축계좌 등 생계지원형 사업들"이라며 "코로나19 입원·격리자 생활지원비, 난임부부와 미숙아·선천성 기형아에 대한 의료비 지원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최규진 고양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의원은 같은 날 <더팩트>에 보낸 민주당 소속 의원 일동의 입장문을 통해 '이동환 고양시장의 본회의 불출석은 상습적이고 고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동환 시장은 오늘도 불출석이다. 김영식 의장은 오늘도 무책임하다. 국민의힘은 오늘도 시장만 지키려 한다"며 2022년 11월부터 이동환 시장의 시의회 불출석을 구체화했다.

입장문에서 밝힌 지난해 이 시장의 불출석 사유 횟수는 4회로 △2022년 11월 29일 대한민국 특례시장협의회 회의 참석 △같은해 11월 30일~12월 1일 공무국외출장 △12월 19일 GTX-A차량 출고식 참석 △12월 22일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정례회의 참석(12시 점심) 등으로 불출석했다. 또 올해의 경우에도 4회 불출석으로 △1월 18일 업무 관련 출장 △3월 28일 동 주민과의 대화 참석 △4월 3일 동 주민과의 대화 참석 △6월 26일 공무국외 출장 등의 사유를 들어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고양시의회 회기 운영에 관한 조례와 회의 규칙에 근거, 매년 12월에 다음 연도 회기 운영의 기본 일정을 정하고 있고, 이를 집행부로 송부해 연간 회기 기본 일정을 공유하지만, 시장은 미리 전달된 일정임에도 참석하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의회는 제출된 안건과 예산에 대해 심의하고 의결만 하는 곳이 아니라, 그 과정에는 고양시민의 요구를 담기 위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정책의 방향성, 예산의 적절성 등이 논의되는 곳으로 이러한 일련의 모든 과정에서 최종 의결하는 곳이 본회의"라며 "제출된 안건과 예산에 대해 어떠한 토론이 진행되고 의결되는지, 제안자인 이 시장이 성실히 출석해야 할 책임 있는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불출석 사유를 들어 출석하지 않는 것은 시의회의 기능과 역할, 더불어 고양시민의 목소리에도 존중하지 않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특히 의원들은 시 측의 '용역착수 보고회에 시의회 의원들이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에 대해 "고양시민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문제 삼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보통 용역착수보고회는 지역에서 시작하는 사업에 대해 용역사로부터 사업의 전반적인 내용의 청사진을 보고, 듣는 자리이다. 이 자리에서 당연히 고양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함에도 '의원이 참석할 이유가 없다'라는 시장의 발언은 고양시민을 무시하고 존중하지않는 모습"이라며 "시장의 막무가내식 태도에도 고양시의회의 의장인 김영식 의원은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비판을 이었다.

앞서 국민의힘이 언급한 '의장이 시장의 사과를 받아내지 못했다고 의회가 멈춰서야 되겠습니까'라는 대목과 연계되는 내용인데, 민주당 의원들은 "민주당과의 약속을 어기며, 회의 진행을 엉망으로 이끈 김영식 의장은 적극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 책임 있는 자리에 있지만, 그 책임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오히려 제 역할은커녕 양당의 대표 뒤에 숨어 무책임함과 무능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선 20일 김 의장이 다음날 열리는 제276회 마지막 본회의에 시장의 출석을 위해 시장 개인 면담을 진행했지만 결국 시장은 불출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아무런 입장 표명 없이 본회의를 진행한 의장을 직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 이 사태의 당사자는 민주당이 아니라 의회를 무시하고 존중하지 않는 시장과 의장이며, 또 이를 방관하고 시장을 보호하려는 국민의힘 의원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세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는데 요구안으로는 △이동환 시장은 고양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존중하고, 성실하게 본회의에 참석할 것 △김영식 의장은 제 역할의 책임을 다할 수 없다면, 스스로 사퇴할 것 △국민의힘은 고양시민을 볼모로 시장을 지키려 하지 말고, 본연의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할 것 등이다.

tf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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