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종업원 흉기 위협 봐주기 수사?...CC-TV 복원 실패
입력: 2023.09.20 10:44 / 수정: 2023.09.20 10:44

가해男, 사건 직후 본체 교체...경찰 "증거 영상 확보 어렵다"
"영상 사라지지 않는다"고 자신감 내비치던 경찰 지금 와선?


지난달 31일 오전 10시20분쯤 나주시 한 미용실에서 40대 대표가 흉기를 들고 여종업원 등을 향해 위협하고 있다./제보자
지난달 31일 오전 10시20분쯤 나주시 한 미용실에서 40대 대표가 흉기를 들고 여종업원 등을 향해 위협하고 있다./제보자

[더팩트 ㅣ 광주=이종행·김남호 기자] 최근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여종업원 흉기 위협 사건에서 경찰이 당시 미용실 안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화면)를 입수해 복원 작업에 나섰으나 사실상 실패했다.(지난 5일자 <더팩트>'근로계약 조건에 발끈...40대 대표, 여종업원에 흉기 위협' 기사 참조)

최초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흉기 위협 사건 피해 당일 결정적 증거인 CC-TV가 미용실 안에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초동 수사 당시 이를 제때 확보하지 않으면서 '봐주기 수사' 또는 '부실 수사' 의혹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

20일 나주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여종업원 A씨와 남자친구 B씨 등 3명이 지난달 31일 흉기 위협 등을 당했던 나주의 한 미용실 안에 설치된 CC-TV 복원을 시도했으나 사실상 당시 화면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CC-TV 화면은 보통 새 파일이 오래된 파일을 덮어쓰는 방식으로 저장되는데, 해당 미용실 CC-TV 하드디스크는 디지털포렌식(증거분석)을 해도 사건 당일 파일이 복원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가해자 C씨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흉기로 위협 당하는 등 피해자 3명이 조사에서 '미용실 대표 C씨의 처벌을 원한다'고 밝힌 후에는 특수협박 혐의 여부를 조사중이다.

그러나 가해자 C씨에게 특수협벅 혐의가 있는지 밝혀줄 유일한 증거였던 CC-TV가 복원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경찰은 사실상 피해자와 가해자의 진술 내용 등에만 의존해 조사를 이어갈 수 밖에 없게 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A씨의 남자친구인 C씨는 사건 당일 손님 1명이 있는 미용실 안에서 가해자 C씨를 향해 고성을 지르고 소란을 피우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입건됐다. 미용실 안 CC-TV 영상이 복원된다면 B씨의 정당 방위 여부도 밝혀줄 가능성이 있었다;

A씨는 최근 사건사실확인원을 받아본 결과, 출동한 경찰관에게 피해 사실을 진술한 것과 달리 남자친구인 B씨가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되는 등 흉기 위협 당사지인 C씨의 일방적인 주장을 토대로 확인원이 작성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A씨 등은 C씨가 흉기를 들고 수 차례 찌르려하는 등 위협한 장면이 담긴 CC-TV를 확보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당시 출동한 경찰은 개인 소유물이라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전한 뒤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서울 등 전국적으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이 연이어 발생,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면서 강력 대처하겠다는 경찰의 입장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또 피해자 진술 과정에서 남자친구인 C씨의 정당방위를 주장하던 A씨는 미용실 안에 설치된 CC-TV 화면을 확인해봤느냐는 질문에 담당 경찰관은 "C씨가 CC-TV를 교체했다. 조만간 복원해 확인할 것"이라는 답변을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최초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사건 당시 모습이 담긴 미용실 안 CC-TV 화면 등 증거물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데도, 이를 소홀히 하면서 '봐주기', '부실' 수사 의혹을 낳고 있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 직후 C씨가 요청, CC-TV 화면이 저장된 본체를 교체한 것으로 알고 있다. CC-TV는 임대로 사용중이었는데, CC-TV 회사 측에서 수거와 동시에 포멧을 한 상태"라며 "포렌식을 해도 복원되지 않아 사실상 (해당 화면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더팩트>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CC-TV 화면은 바로 사라지는 게 아니다"라며 "담당 형사가 현장에서 영상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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