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무장투쟁을 용맹하게 펼쳐 '남만산천'이라 일컬어졌던 독립운동 영웅 3인의 후손들이 지난달 30일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뜻깊은 상봉을 했다./ 고려인마을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광주고려인마을은 지난달 30일 개최한 '항일무장투쟁의 별' 김경천 장군의 항일애국정신 계승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전과 기념 세미나에 역사상 처음으로 '남만삼천'의 후손들이 한자리에 모인 뜻깊은 회동이 있었다고 7일 밝혔다.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남만삼천'이란 1919년 남만주 유하현 신흥무관학교에서 독립군 양성 교육을 했던 일본육군사관학교 23회 졸업생 김경천, 일본육군사관학교 26회 졸업생 지청천, 대한제국 육군무관학교 제2기 졸업생 신동천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뛰는 김좌진, 남만삼천이면 산천초목도 두려워 떤다'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이들은 치열한 항일무장투쟁을 펼쳤다. 김경천은 본명이 김광서, 지청천은 지석규, 신동천은 신팔균이다.

이들은 1919년 6월 신흥무관학교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할 것을 맹세하고 이름 마지막 자를 '천'으로 끝나는 김경천, 지청천, 신동천으로 개명했다. 당시 사람들은 이들을 '남만삼천'이라고 불렀다.

특히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신동천 장군의 손자 신지영 선생이 김경천 장군 특별전과 세미나 소식을 듣고 멀리 충주에서 찾아와 의미를 더했다.

이로 인해 역사상 처음으로 고려인마을에서 남만삼천의 후손, 즉 김경천 장군의 외증손녀 김올가, 지청천 장군의 외손자 이준식, 신동천 장군의 손자 신지영 선생이 한자리에 모여 상봉하는 기쁨을 누렸다.

세미나의 주인공인 김경천 장군은 1936년 소련 정부의 한인 인텔리 피검정책과 관련 체포돼 3년 금고형을 선고받고 복역 후 1939년 석방됐다. 김 장군이 소련 공산주의에 동조하지 않고 민족주의자로 남은 대가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후 간첩죄로 다시 8년형을 언도받고 러시아 북부 철도수용소에서 강제노역을 하다 1942년 1월 14일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다. 아쉽게도 김 장군 유해가 어디에 안장되어 있는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forthetru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