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청장 개인 치적 목적 사업 중단하라”
입력: 2023.09.05 14:33 / 수정: 2023.09.05 14:33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및 이인성 기념사업 반대
"지역의 다양한 근대미술가 발굴하라"


대구시 중구청이 추진하는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을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반대하고 나섰다. 중구청 전경 / 대구 중구
대구시 중구청이 추진하는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을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반대하고 나섰다. 중구청 전경 / 대구 중구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대구시 중구청이 추진하는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을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반대하고 나섰다.

극단도도교육연구소와 극단함세상,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디카(대구현대미술연구소), 로컬포스트, 온아트, 독립언론표출지대, 현대사상연구소 등 8개의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은 5일 성명을 내고 이인성 사업 중단과 대구 미술 문화의 균형 있는 발전 정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역 공공기관이 이인성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대구에는 이인성 외에도 이상춘이나 이쾌대 같은 역사적으로 한층 중요한 근대미술가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제 강점기 대구지역에는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세 명의 뛰어난 미술가, 즉 아방가르디스트 이상춘(李相春, 1910-1937), 모더니스트 이인성(李仁成, 1912-1950), 리얼리스트 이쾌대(李快大, 1913~1965)가 서로 대조적인 예술 양식과 세계관으로 작업하며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근대미술의 업적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화의 발전은 다양성에 있는 만큼 대구시와 중구청은 지금부터라도 지역의 다양한 근대미술가를 발굴해 시민들이 근대미술의 다양한 얼굴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이인성과 이쾌대, 이상춘이 각각 어떤 역사적, 미술사적 업적을 남겼는지도 비교 평가했다.

이인성은 식민지 현실의 모순을 외면하고 ‘예술을 위한 예술’을 추구한 충실한 모더니스트였던 만큼 일제 식민체제에 순응하며 개인의 영달을 추구한 충실한 모더니즘 미술가로 평가했다.

이쾌대는 휘문고보를 졸업하던 18세에 ‘조선미술전람회’에 한번만 출품하고 이후 독자적인 노선을 걸었다. 형인 민족운동가 이여성의 영향과 진보적 성향의 도쿄제국미술학교를 다녔던 관계로 일제 말 ‘신미술가협회(1941~1944)를 조직해 향토적 민족주의 미술을 지향하며 해방이후 미술이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리얼리즘 미술가로 평가했다.

이상춘은 ‘미술은 식민지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아방가르드 미술가로서 일제에 맞서 민족 동립과 노동자, 농민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다 28세에 절명한 비운의 미술가라고 평가했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이런 역사적, 미술사적 맥락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인성 동상, 이인성 거리등이 조성되었고 대구시는 지난 1999년 ‘이인성 미술상’을 제정한 이래 매년 5000만원의 상금을 세금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런데 "중구청에서 지난해 사업 타당성 부족 등으로 전액(35억 원) 삭감됐던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을 구의회가 수정 제시한 27억 원 규모의 사업안을 받아들여 재추진하려 한다"며 "관련 전문가들의 역사적, 미술사적 평가를 뒤로한 채 현 중구청장의 핵심 공약이라는 이류로, 청장 개인의 치적을 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이인성 사업 편향, 독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향과 양식의 근대미술가들에 대한 시민 및 관련 전문가의 충분한 의견과 평가를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술 문화 정책을 실행할 것"을 촉구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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