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가 전국에서 최초로 ‘천안시 길 고양이 보호 및 관리 조례안’을 심의할 예정인 가운데 시민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천안시청 내 설치된 길고양이 쉼터. / 천안=김경동 기자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충남 천안시의회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천안시 길 고양이 보호 및 관리 조례안’을 심의할 예정인 가운데 시민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천안시의회는 지난 28일 ‘천안시 길 고양이 보호 및 관리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복아영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은 길고양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를 도모하고 개체수 관리를 통해 시민과 길고양이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마련됐다.

복 시의원은 지난 2년간 반려동물 친화 도시 연구모임을 동물보호단체와 시민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취합해 준비했다.

조례안은 길고양이에 대한 보호 및 관리, 교육·홍보, 급식시설 설치, 중성화사업에 대한 시장의 책무를 명시했다. 또, 길고양이로 인한 주민 간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길고양이보호관리위원회’ 설치도 담겼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길고양이 보호에 대한 조례가 마련되는 만큼 시민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입법 예고 후 천안시의회 홈페이지에는 수백 건의 지지 글이 올라오며 조례안 통과를 기원하고 있다.

‘무조건 혐오하고 배척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법을 만들고 그 안에서 아이들(길고양이)이 관리되고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길고양이와 사람이 행복한 공존을 누리는 선진국형 롤모델 천안이 코앞에 와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천안시의회 복아영 시의원이 주관한 동물복지 및 길고양이 관련 조례 제·개정 간담회 모습. / 천안시의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길고양이 급식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일부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조례안 제정 반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 내 길고양이 서식으로 차량 피해는 물론 급식소가 거주지 인근에 설치될 경우 주민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시민의 세금으로 길고양이 사룟값 지원이 바람직한지도 따져 묻고 있다.

이에 대해 복아영 시의원은 일부 반대 의견을 내는 시민의 우려는 공감한다면서도 오히려 해당 조례안이 통과돼야 길고양이로 인한 피해 예방과 주민 갈등을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복 시의원은 "공공급식소 설치는 조례안에도 명시돼 있듯 생활지역이 아닌 소공원과 근린공원에 설치하게끔 돼 있고 이 역시 보호관리위원회를 통해 지정해야 한다"며 "또 중성화 수술을 통한 개체 수 조정 등 사람과 길고양이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이번 조례 제정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과 제도는 시대적 흐름과 변화하는 가치관에 부합해야 하는데 이번 조례가 전국 최초로 시도되기 때문에 많은 분의 찬반 의견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천안시가 동물권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그 과정에서 나오는 건전한 진통으로 우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천안시의회 홈페이지에 작성된 길고양이 보호 조례 제정 찬성 글 모습. / 천안시의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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