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청년경제인협회·전북스타트업연합회, KCC 연고지 변경 비판
"전주에서 키워낸 거목을 부산의 잡목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
한국농구연맹(KBL)은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KCC의 연고지 변경을 승인했다. 이로써 호남에 있던 유일한 농구팀이 사라지게 됐다./KCC이지스 홈페이지 캡처 |
[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프로농구단 KCC 이지스의 연고지 변경과 관련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전북청년경제인협회와 전북스타트업연합회는 31일 성명을 통해 "23년간 전주시민, 나아가 전북도민의 사랑을 받아온 KCC 이지스의 부산 연고 이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KCC 이지스 연고지 이전은 65만 전주시민과 180만 전북도민을 허수아비로 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었던 결정"이라며 "연고지 이전이라는 중대한 사항에 대해 지역 기반을 두고 있는 전주시와 어떠한 상의도 없었을뿐더러, 23년간 성원을 보낸 농구팬들에게도 일언반구의 언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KCC 이지스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연고지 이전 안건을 기습적으로 상정하고, KBL 또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른 아침에 이사회를 소집해 별다른 논의 과정 없이 이전안을 확정 지었다. 이 모든 과정이 보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두 협회는 "KCC그룹을 전북경제의 동반자라 생각하고 존경과 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1994년 완주 봉동으로 이전해 온 뒤부터 KCC는 전주와 전북의 자랑스러운 향토기업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KCC 이지스의 부산 이전 결정은 전북도민, 전주시민을 철저히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농구단을 일방적으로 사랑했던 팬들과도 어떠한 대화나 논의 과정이 없었다. 이는 KCC가 시민과 농구팬을 기업 홍보 수단의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고 있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페인트를 만드는 데 필요한 깨끗한 물을 찾아 전주를 찾아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은 당연시하면서, 정작 23년간 전주실내체육관을 찾아 열렬한 응원과 애정을 보낸 전주시민과 팬들을 버리는 것은 보름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KCC 이지스의 연고 이전과 관련한 일련의 행동과 KBL 이사회의 간과할 수 없는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고, 그 결정에 동의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며 "전주시민, 더 나아가 전북도민, 그리고 농구팬을 무시하고 우습게 본 KCC 농구단과 KBL 이사회는 자성하고, 이제라도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논의장으로 나와 진지한 대화를 나눠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전주에서 키워낸 거목을 부산의 잡목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 "2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한 KCC 이지스가 승리하는 날이면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전주시민과 팬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라며, KCC 이지스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농구연맹(KBL)은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KCC의 연고지 변경을 승인했다. 이로써 호남에 있던 유일한 농구팀이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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