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육사 논란 키운 윤석열정부, 역사 정쟁화 만든 '즉흥정권'"
입력: 2023.08.29 13:38 / 수정: 2023.08.30 10:38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장관직 걸고 정율성 사업 막겠다”
시민사회 “총선겨냥 진영결집 성공하지 못할 것”


윤석열 정부가 정율성 역사공원사업과 육사 흉상철거 논란을 키운 것은 역사를 정쟁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광주 = 김남호 기자
윤석열 정부가 정율성 역사공원사업과 육사 흉상철거 논란을 키운 것은 역사를 정쟁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광주 = 김남호 기자

[더팩트 l 광주=나윤상⋅김남호 기자] 윤석열 정부가 연일 정율성 역사공원에 대해 이념과 예산문제를 건드리면서 대한민국을 다시 사상검증의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정율성 문제와 더불어 육사에 세워진 독립운동가 흉상을 철거하고 친일 이력이 있는 백선엽 장군 동상으로 대체하는 움직임도 정부가 내년 총선을 겨냥해 역사를 정쟁화 도구로 활용하여 ‘매카시즘’ 정국으로 유도하려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정율성 역사공원 논란에 불을 지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순천을 찾아 재차 "정율성 공원 사업을 막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장관직 포함 총력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22일 역사공원 반대 입장이 나온 지 6일 만에 한 발언으로 처음보다 더 강경하게 나온 발언이었다.

박 장관이 역사공원을 반대하는 이유는 정율성이 공산주의자이기 때문에 윤 정부가 취임초기부터 외쳐온 자유대한민국의 이념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정율성이 공산주의자라는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정율성 선생은 항일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나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운동가 겸 음악가로 활동하다 중국인으로 생을 마감한 그의 삶은 시대의 아픔이었다" 는 글을 남겨 공산주의자가 아닌 독립운동가로 추앙받을 인물임을 강조했다.

강 시장이 독립운동가로 정율성 역사공원의 가치를 말하고 나서도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사회관계서비스망을 통해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에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지양한다고 밝혔다/ 강기정 메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사회관계서비스망을 통해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에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지양한다고 밝혔다/ 강기정 메타

보수단체와 광주지역 보훈단체들의 공산주의자 정율성 역사공원을 반대한다는 집회와 여론이 쏟아져 나왔다.

강 시장은 또 다시 SNS를 통해 "광주의 정율성 동요제를 이어온 것은 18년째이고 지금의 정율성 공원은 6년 전에 조성키로 계획되었고 이미 48억 원의 예산은 집행이 끝나 올 연말 완성될 예정이다" 고 설명한 뒤 "정율성 관련 논란을 멈추고 그에 대한 평가는 공과는 역사에 맡겨두자" 고 호소했다.

정율성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겨두자는 강 시장의 바람과는 달리 전날 4⋅19단체와 5⋅18단체들이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간지에 ‘정율성 역사공원 반대의견’ 광고를 냈다.

공교롭게도 단체들의 반대광고가 나온 날 윤석열 대통령이 정율성 역사공원의 이념문제에 더해 예산문제까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나섰다.

반대 광고에 참여한 황일봉 5⋅18구속부상자회장은 "4⋅19단체에서 광고를 낸다고 하길래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광주는 빨갱이 논란에 시달렸다" 며 "광주시민은 공산주의자가 아닌 독재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운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황 회장이 남구청장 시절 ‘홍범도 기념사업회’를 진행했던 이력도 있어 공법단체들이 정부의 입맛에 맞게 먼저 머리를 숙였다는 지적도 있다.

황 회장은 정율성 기념사업회에 대해서 "그 당시는 한중우호 관계 시절이어서 그 취지에 맞춘 것" 이라며 얼버무렸다.

육군 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흉상 / 뉴시스
육군 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흉상 / 뉴시스

시민사회는 그동안 정부의 이념문제 논란에 대해 곧 있으면 조용히 사그라질 것이라고 보았는데 4⋅19와 5⋅18단체의 반대 광고에 술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29일 광주 시민사회단체 일동은 성명서를 통해 "윤대통령을 필두로 정부 부처와 국민의 힘, 보수언론과 극우매체들의 상식에 반하는 이러한 행태가 진영을 결집하기 위한 내년 총선 전략의 일환으로 시도한 것이라면 절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 이라고 정부를 직격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정율성과 육사 논란의 핵심은 역사 문제를 정쟁화시키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번 문제로 보면) 윤석열 정부는 ‘즉흥정부’라고 볼 수 있다" 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근혜는 아버지 명예회복이 있었고 이명박은 뉴라이트 입지 강화라는 목표가 있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입장이나 목표가 보이지 않고 있어 반공세력들이 그동안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려 정부에 이야기하면 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받아주는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방 실장은 "육사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문제에 육사동창회가 깊이 연관이 되어 있었다"며 "이들은 육사를 계승한 것은 인적으로는 백선엽을 비롯한 일본군, 만주군 출신들이 만들었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깊이 간직한 분들" 이라고 설명하며 "결국 이런 이익세력들의 민원을 들어주기 위해 즉흥적으로 일을 벌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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