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여론에 부담느낀 듯…녹음본 듣고 판단했을 가능성 높아
주 작가, 사선변호사 사임 직후 교사 측에 "만나자" 연락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선임한 사선변호인 2명이 모두 사임, 변호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호민 인스타그램 |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선임한 사선변호인 2명이 모두 사임, 변호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녹음본을 듣고 여론의 추이 등을 살펴 사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수원지법 등에 따르면 주 작가 측의 변호를 맡은 A 법무법인 소속 변호인 2명이 지난 2일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이 사건 선임계를 법원에 제출하고 사건을 검토한 뒤 이틀 만에 돌연 사임했다.
정확한 사임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성난 여론에 부담을 느낀 변호인들이 변론을 포기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 실제 녹음본을 듣고 유죄 판결이 나오기 쉽지 않다고 판단해 사임계를 제출했을 가능성도 크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주 작가 부부에 대한 여론이 워낙 나빠 다른 변호사들도 선뜻 변호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녹음본을 들은 특수교육 전문가 류재연 나사렛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는 "법률가라면 녹음본을 다 듣고 변론할 수 없을 것"이라며 "(주 작가 부부가) 떳떳하다면 녹음본 전체를 공개해달라"고 제안했다.
주 작가는 사선변호인이 모두 사임하자 특수교사 측에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취했고, 이후 2차 입장문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주 작가는 당시 입장문에서 "상대 선생님이 교사로서 장애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한 과오가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면서도 "아내와 상의하여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주 작가 부부가 선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7일 수원지법 등에 따르면 주 작가 측의 변호를 맡은 A법무법인 소속 변호인 2명이 지난 2일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더팩트 DB |
사선변호인들의 사임으로 인해 지금처럼 수원지검이 위촉한 피해자 국선변호인 한 명만이 주 작가 측의 변호를 맡을 예정이다. 현행법상 아동학대 피해자 국선변호인은 사임할 수 없다.
<더팩트>는 주 작가 측 입장을 듣기 위해 국선변호인에게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언론과의 접촉은 어렵다"는 거부 의사만 간접적으로 전달됐다.
이 사건 재판은 지금까지 두 차례 진행됐고, 오는 28일 오전 10시 50분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 심리로 3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앞서 주 작가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 모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해당 교사는 물론이고 학교 측에도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주 작가의 자폐 성향 아들이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벗는 등 돌발행동을 해 일반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는데, 그때 교사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해당 교사와 주 작가 아들의 대화 내용은 주 작가 부부가 아들 가방에 녹음기를 몰래 넣어 확보한 것이다.
이후 기소된 특수교사는 직위해재됐다가 지난 1일 복직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사건 외에 지역 내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직위해제 상태에 있는 교사 4명에 대한 복직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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