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뮤니티(IMMUNITY)에 게재된 연구 모식도. / KAIST

[더팩트 | 대전=박종명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아동 학대로 인한 정신질환 발병 원인을 규명했다.

KAIST는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 연구팀은 아동 학대 및 방임 등 아동기 스트레스로 인해 발병되는 정신질환이 별아교세포의 과도한 시냅스 제거에서 기인함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과도한 스트레스가 다양한 정신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이 임상적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정확한 발병 기전은 알려지지 않아 이번 연구가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크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임상 약물 스크리닝을 통해 별아교세포의 외부 물질을 잡아 먹어 제거하는 역할(포식 작용)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작을 발굴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합성 글루코코르티코이드(synthetic glucocorticoid)가 별아교세포의 포식 작용을 비정상적으로 크게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아동기 사회성 결핍 생쥐 모델을 활용한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별아교세포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glucocorticoid receptor; GR)와 결합해 별아교세포의 포식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MERTK(Mer Tyrosine Kinase)라는 수용체의 발현을 크게 증가시킴을 알아냈다. 별아교세포는 증가된 MERTK를 통해 다양한 대뇌 피질에 존재하는 특정 신경 세포의 흥분성 시냅스만을 선택적으로 잡아 먹어 감소시켰으며, 이로 인한 비정상적인 신경 회로망 형성으로 추후 성인기에 사회성 결핍과 우울증 같은 복합적인 행동 이상이 일어남을 규명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 / KAIST

인간 적용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인간 만능 유도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스트레스 호르몬에 대한 반응을 확인한 결과에서도 스트레스 호르몬에 의해 별아교세포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와 포식 수용체가 모두 활성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원석 교수는 "지금까지 아동기 스트레스와 뇌 질환 발병의 메커니즘은 잘 밝혀져 있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과도한 별아교세포의 포식 작용이 정신질환 발병에 있어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최초로 증명했다"며 "추후 다양한 뇌 질환의 이해와 치료에 있어서 별아교세포의 면역기능 조절이 근본적인 타깃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변유경, 김규리 박사과정 학생과 김남식 박사 후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셀(Cell) 자매지이자 면역 관련 최고 국제 학술지인 이뮤니티(IMMUNITY) 7월 31일자에 온라인으로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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