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주민 촬영 영상...인부 6명 삽으로 흙 퍼 임시제방 보강하는 모습만 보여
21일 더불어민주당 도종환(청주 흥덕) 국회의원은 침수 사고가 난 지난 15일 오전 7시 1분쯤 촬영된 미호강 미호천교 인근 임시제방 보수공사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오송 주민 박종혁(63)씨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이다. /도종환 국회의원실 |
[더팩트 | 청주=이주현 기자] 14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직전, 행정복합중심도시건설청의 미호강 미호천교 인근 임시제방 공사가 허술하게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청주 흥덕) 의원은 침수 사고가 난 지난 15일 오전 7시 1분쯤 촬영된 미호강 미호천교 인근 임시제방 보수공사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오송 주민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이다.
영상을 보면, 굴착기 같은 중장비는 보이지 않고 인부 6명이 삽으로 흙을 퍼 임시 제방을 보강하는 모습만 보인다.
도 의원은 "행정복합중심도시건설청이 이날 오전 4시부터 현장에 나와 작업했다고 하는데 오전 7시까지도 근로자 6명이 삽으로 작업을 했고, 중장비 사용은 이날 오전 7시 22분 이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영상을 촬영한 박종혁(63)씨는 "행복청이 사고 당일 오전부터 굴착기를 이용해 임시제방 공사를 했다고 주장해 영상을 공개하게 됐다"며 "대형 마대를 쌓아놔도 모자랄 판에 오전 7시쯤 근로자 6명이 삽으로 흙을 쌓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러면서 "60년 넘게 궁평리에 살면서 범람 위기는 있었지만 이렇게 물이 넘쳤던 적은 없었다"며 "임시제방이 조금씩 유실되다가 순식간에 터진 것 같다. 행복청이 미리 방지했다면 침수 사고는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 의원은 행복청의 안일했던 대응도 꼬집었다.
도 의원은 "당시 미호천교 수위는 금강홍수통제소가 관리하는 심각 단계(9.2m)를 넘어선 9.49m였지만 행복청은 인부 6명만 보내 임시제방 보강 공사를 했다"며 "장비를 더 동원했어도 범람을 막지 못했을텐데 근로자 6명만으로 조치한 것은 안일한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도 의원은 이어 "행복청은 당시 근로 인원과 장비 투입 규모 등을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답하지 않고 있다"면서 "금강홍수통제소에서 홍수경보를 내린 이날 새벽에 모든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임시제방 붕괴를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인근 미호강 미호천교 임시제방이 무너지면서 6만톤의 물이 덮쳤다. 이 사고로 지하차도 안을 지나던 시내버스와 화물차 등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