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서 대장내시경 받다 중태 빠진 60대 남성…병원은 묵묵부답
입력: 2023.07.22 08:30 / 수정: 2023.07.22 08:30

-가족 관계자 "내시경 도중 물과 이물질 역류...폐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
-"각혈과 함께 쓰러졌지만 병원은 연락 없어"


전북 남원의 한 의원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60대 남성이 퇴원 후 상세불명의 패혈증 등을 일으키며 중태에 빠진 전북의 한 종합병원 진료소견서. /남원=이경민 기자
전북 남원의 한 의원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60대 남성이 퇴원 후 상세불명의 패혈증 등을 일으키며 중태에 빠진 전북의 한 종합병원 진료소견서. /남원=이경민 기자

[더팩트 | 남원=이경민 기자] 의료취약지역인 전북 남원의 한 의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던 60대 남성이 중태에 빠졌다. 수면 마취 후 대장내시경을 받던 이 남성은 시술 도중 이물질이 역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후 상세 불명의 흡인폐렴과 패혈성 쇼크 등으로 폐와 심장이 문제가 생겨 투병 중이다.

2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한 달 전만 해도 A(68) 씨는 또래에 비해 건강한 가장이었다. 이 가정에 비극이 찾아온 것은 질병 예방을 위해 집 근처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됐다.

A 씨는 지난달 23일 남원시의 한 의원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았다.

당시 A 씨는 검사 전 내시경 약물 부작용 여부에 대한 설명과 비수면 내시경 선택 여부 등에 대해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실제 이에 대한 동의서도 병원 측은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사 후 A 씨와 함께 귀가하려던 아내 B 씨는 병원 간호사로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B 씨는 "간호사가 ‘평소 A 씨가 기관지가 나쁘냐. 우리 병원에서 생전 이런 일이 없었는데 내시경 검사를 하는 도중에 물과 이물질이 올라와서 호흡기를 꼽았다’고 전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에 B 씨는 간호사에게 "문제가 있으면 (대장내시경을) 중단해야지 끝까지 검진을 진행했냐"고 따져 물었더니, "간호사는 ‘거의 다 들어간 상태여서 끝까지 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후 회복실로 옮겨진 A 씨는 기침을 심하게 했고, 간호사는 링거 수액이 반이나 남았는데 집에 급하게 귀가하라고 주사기를 빼줘서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집에 오자마자 A 씨는 기침과 함께 피가 섞인 구토를 반복하다 쓰러졌고, 내시경을 진행한 병원 측에 연락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B 씨는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특수구급차를 이용해 A 씨를 남원의료원으로 이송했다. 당시 구급차 안에서 A 씨는 기관내삽관과 함께 산소 투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원의료원에 도착했지만, 의료원은 중태에 빠진 A 씨를 치료할 수 없어 전주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야 했고, 의료원 측은 A 씨가 ‘이송 도중 사망할 수도 있다’고 가족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내시경 이후 평범하던 A 씨 가족의 일상이 망가졌다. 더구나 입원 치료받던 종합병원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해 퇴원 소동도 빚어졌다.

현재 A 씨는 폐와 심장에 문제가 생겼고, 보호자의 도움 없이는 거동도 못하고 숟가락 조차 제대로 들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병원 측은 내시경 검진은 문제가 없으며, 환자 지병에 의해 발생한 문제라며 아무런 조치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아들은 "병원 측은 내시경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았고, 회복실로 아버님을 옮긴 뒤에도 기침을 하고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예후를 관찰하거나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귀가시키기 급급했다"라면서 "아버지가 내원했을 때부터 퇴원했을 때까지 대장내시경 관련해 동의서나 간호기록지 조차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아버님이 집에 귀가 후 각혈하며 쓰러지는 긴급상황에서도 연락이 없던 병원 대응에 너무나 화가난다. 병원을 상대로 형사 고발장도 접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사실 여부와 병원측의 해명 및 반론권 보장을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회피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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