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 전경. /대구=김채은 기자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법원이 DVD방에서 여자친구를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여자친구를 폭행 후 협박해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사귄 지 한 달이 지난 여자친구 B씨와 DVD 방에 간 뒤 B씨의 거부 의사를 무시하고 제압해 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재판에서 "B씨와 헤어진 뒤 고소당했다"며 "DVD방에 간 사실이 있으나 합의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와 B씨는 일반적인 연인 사이로 이 사건 이전과 이후에도 성관계를 가졌고, B씨가 사건 당시를 과장하여 진술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드는 부분도 있다"며 "형사법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하고 연인 사이에 이와 같은 사건이 강간이라고 한다면 우리 사회는 강간범 천국이 될 것 같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은 B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는 점을 들어 유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사건 전후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A씨가 연락을 잘 안하고 숙박업소가 아닌 곳에서 성관계를 가진 것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과 사건 전날부터 직후까지 애정 표현이 섞인 메시지를 주고받은 점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항거불능 상태에서 B씨를 강간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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