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 봉선동 한국아델리움더펜트57 공사 현장에서 리프트 사고로 숨진 고(故) 마채진씨 유족이 한국건설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광주 = 나윤상 기자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한국건설이 원청으로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억울하다고 하는데 아버지의 죽음보다 더 억울한 것이 무엇인가?"

지난달 광주 남구 봉선동 한국아델리움더펜트57 신축공사 현장에서 화물용 리프트(건설용 승강기) 사고로 숨진 하청노동자 고(故) 마채진씨의 유족들이 10일 한국건설 본사 앞에서 시공사의 진정 어린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마씨는 지난달 11일 시공사인 한국건설의 봉선동 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지시로 리프트 자동화 설비 설치 작업을 하던 중 1.2t 화물용 리프트에 깔려 참변을 당했다. 사고가 난 날은 일요일이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마씨의 동료뿐 아니라 안전관리 책임자도 없었다. 작업 현장의 기본인 2인 1조도 지켜지지 않았고 원청 안전 관리인도 없었던 것이다.

유족 측은 "한국건설이 합의 협상 과정에서 하청업체도 있는데 원청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것에 억울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장례비 일체를 지원해 준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대리하고 있는 박영민 노무사는 "과실 여부는 따져봐야 하겠지만 원청이 현장 관리 운영하는 주체로 그렇게 이야기할 수 없는 사안이다"며 "원청과 하청업체 모두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유족 앞에서 보여 주는 것이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숨진 마씨의 큰 딸인 마혜운(32)씨는 "사고 직후 한국건설은 유족에게 장례비 일체를 지원하겠다고 하고 유족이 비용을 선결제하면 후에 정산해 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정작 일이 마무리되자 연락이 끊겼다"고 허탈해했다.

이어 "연락이 안 되다가 언론에 알려지자 한국건설에서 장례비를 입금하겠다고 해서 안 받겠다고 했다"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원청 측의 뻔뻔스러운 태도에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한 혜운씨는 "한국건설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원청이 모두 져야 하는 것에 억울하다고 하는데 아버지의 죽음 앞에 무엇이 그렇게 억울하냐"면서 비통해했다.

이런 유족 측 주장에 대해 한국건설은 "유족에게 억울하다고 표현한 것에는 바로 사과를 했다"면서 "현재 유족 측과 원만한 합의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례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비용 처리하는 직원이 갑자기 일이 생기는 바람에 바로 정산을 못했던 점이 있었다"며 "지금 그 부분까지 합의금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ncfe0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