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역을 돌며 수목 79본을 절취한 일당이 자치경찰단에 검거됐다. 단일 수목 절취로는 도내 최대 규모이며, 훔친 수목의 가식장을 조성하며 축구장 2배 넓이의 보존지역을 중장비를 이용해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제주도자치경찰단

[더팩트ㅣ제주=허성찬 기자] 제주 전역을 돌며 팽나무 등 수목을 절취하고, 중장비를 동원해 보존지역을 훼손한 뒤 가식장을 조성한 일당이 검거됐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토지주의 승낙 및 관할 관청의 인·허가 없이 수목을 절취한 조경업자 A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산림) 위반 등으로 구속하고, 공범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제주시 조천읍 및 서귀포시 대정읍, 표선면 등 도내 국·공유지나 토지주가 타지에 거주하는 등 관리가 소홀한 임야에 자생중인 팽나무 등 수목 79본(7000여만원 상당)을 절취한 혐의다.

또한 국가지정 천연기념물인 산굼부리 일원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축구장 2개 규모인 1만4699㎡를 굴삭기 등 중장비를 이용해 무단 훼손하고, 절취한 수목의 가식장으로 불법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불법으로 조성된 산림의 피해 복구비용만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자치경찰은 설명했다.

절취한 수목을 식재하기 위해 산굼부리 인근 축구장 2배 넓이의 보존지역을 훼손해 조성한 가식장./제주자치경찰단

지난 3월 수목을 절취한다는 제보를 받은 자치경찰은 제주시와 합동으로 현장 확인 등 수사를 진행, 수목 이동경로에 대한 광범위한 폐쇄회로(CC)TV 분석과 함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디지털 포렌식과 탐문수사 등을 진행했다.

자치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범행에 있어 대상 물색, 굴취, 분뜨기 등 역할을 나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치경찰은 불법으로 조성된 가식장 내 출처가 불분명한 수목 700여본도 압수해 가식 경위 등 여죄를 밝히고 있는 중이다.

박상현 도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과학적 증거자료 분석 및 현장 추적조사를 통해 장기간 상습적인 산림 절도 혐의에 대해 소명이 가능했다"며 "79본 수목 절취는 단일 사건으로는 도내 최대 규모로 여죄 수사 과정에서 절취 수목의 수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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