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마지막 숨 쉴 때 게임한 아빠·외도한 엄마…2심도 징역형
입력: 2023.07.05 11:05 / 수정: 2023.07.05 11:05
법원이 생후 2개월 된 딸을 바닥에 내던져 숨지게 한 20대 친모와 이를 방치한 20대 친부에 대한 검사와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픽사베이
법원이 생후 2개월 된 딸을 바닥에 내던져 숨지게 한 20대 친모와 이를 방치한 20대 친부에 대한 검사와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픽사베이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법원이 생후 2개월 된 딸을 바닥에 내던져 숨지게 한 20대 친모와 이를 방치한 20대 친부에 대한 검사와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대구고법 형사 2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23·여)씨에 대해 징역 18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고 5일 밝혔다.

또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B(23)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8일 오후 11시 30분쯤 달성군 화원읍의 자택에서 남편 B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생후 2개월 된 딸 C양을 얼굴 높이까지 들어 올린 뒤 바닥으로 던졌다. 방바닥에 이마를 부딪친 뒤 튕겨 철제 의자 다리에 한 번 더 부딪힌 C양은 머리에 큰 혹이 생겼다.

이후 A씨 부부는 아동학대 혐의로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C양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하다 C양의 몸이 보라색으로 변하고 몸에서 물이 나오는 등 상태가 악화되자 5월 30일 새벽 대구 달성군의 한 종합병원에 데려갔지만 끝내 숨졌다. 병원이 밝힌 C양의 사인은 두개골 골절과 뇌부종, 뇌출혈 등이다.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C양이 자연사했다고 주장하다 사망 원인이 나오자 문틀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진술을 번복했지만,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A씨가 아이를 던졌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법정에서 A씨는 "아이를 던진 적이 없다"며 혐의를 다시 부인했다.

C양 사망 사건의 충격적인 전말은 1심 재판부의 심문 과정에서 드러났다.

사건 당일 A씨가 다른 이성과 연락을 하는 것에 대해 B씨가 따지며 말다툼이 시작됐고, A씨도 B씨가 C양을 아파트 복도에 방치해 놓고 인증사진을 보내 집에 일찍 귀가할 것을 종용한 것을 따지다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C양이 위독한 상황임에도 이들 부부는 편의점에서 야식을 사 먹고 게임을 하며 다른 이성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C양을 병원에 데려가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에서는 이들의 느긋한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줬다.

게다가 A씨는 경찰 조사를 받던 시기 다른 남성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고, 수감 생활 중 접견자들에게 "배 속 아이 때문에 6개월 뒤 구속집행 정지를 받는다", "반성문 베껴 쓰게 반성문 책 좀 넣어달라" 등의 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친딸을 사망에 이르게 한 범행의 경위, 결과 등에 비추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A씨 부부에게 각각 징역 18년과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 부부와 검사는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사망을 막을 수 있음에도 다른 남성과 연락하거나 게임을 하는 등 죄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며 원심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고 항소기각 이유를 밝혔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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