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와룡면 중가구리의 한 농경지에 방치돼 있는 항일독립운동 관련 유적 ‘우신대(友信臺)’ 표지석./안동=김은경 기자 |
[더팩트 I 안동=김은경 기자]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산실’로 불리는 경북 안동의 한 농지에 항일독립운동 관련 유적이 방치돼 있어 안동시의 관리 부재 지적과 함께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항일독립운동 관련 유적은 안동시 와룡면 중가구리의 한 농경지에 방치돼 있는 ‘우신대(友信臺)’ 표지석.
경북 안동시 와룡면 중가구리의 한 농경지에 방치돼 있는 항일독립운동 관련 유적 ‘우신대(友信臺)’ 표지석./안동=김은경 기자 |
‘우신대’는 현재 경작되고 있는 논(畓)에 위치하고 있으며 비교적 넓고 평탄한 바위의 외면에 27cm의 크기의 해서체로 음각돼 있다.
현재 ‘우신대’ 표지석 위와 주변에는 비료포대 등 농자재 등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데다가 울타리와 안내 표지판 등 관리시설은 전무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안동시 등 관계당국의 관리 부재가 지적되는 대목이다.
안동디지털문화대전 등 관련 문헌에 따르면 ‘우신대’는 일제강점기 안동지역의 독립운동단체인 ‘우신계(友信契)’의 관련 유적으로 여겨진다.
경북 안동시 와룡면 중가구리의 한 농경지에 방치돼 있는 항일독립운동 관련 유적 ‘우신대(友信臺)’ 표지석./안동=김은경 기자 |
‘우신계’는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단발령 등에 항거하던 안찬중(安燦重,1860~1930), 안승국(安承國, 1871~1950), 김홍락(金鴻洛, 1868~1933), 이혁연(李赫淵), 이각연(李珏淵), 김달현(金達鉉), 이후곤(李厚坤), 이원곤(李原坤), 이수원(李洙遠), 이승걸(李承杰), 김영갑(金永甲), 권상열(權相烈), 류동준(柳東濬), 권상익(權相翊), 김영익(金永翼), 김규환(金奎煥) 등 당시 안동지역의 문신 및 지사들로 조직된 단체다.
또 ‘우신대’는 1939년 삼월회와 회와(晦窩) 이혁연(李赫淵)이 바위에 새겼다고 전한다.
우신계를 결성한 주요 인물로 전해지는 안동출신 독립운동가 안찬중은 와룡면 중가구리 출신으로 1908년 3월 15일 재경 영남인사들이 창립한 교남교육회(嶠南敎育會)에 참여하고 김영갑, 이직열 등과 함께 1908년 재정난으로 폐교 직전에 있는 동선면 가구리의 동양학교(東陽學校)를 재건하는 등 교육구국운동을 전개한 인물이다.
또 김홍락은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 선생의 후손으로 1894년 문과에 급제한 뒤 홍문관시독(弘文館侍讀)을 거쳐 통정(通政)의 품계에 이른 문신으로, 조선말 영남 유림을 대표하던 대학자인 서산(西山) 김흥락(金興洛)의 제자이다. 서산 김흥락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독립운동의 거목인 석주 이상룡의 스승이다.
경북 안동시 와룡면 중가구리의 한 농경지에 방치돼 있는 항일독립운동 관련 유적 ‘우신대(友信臺)’ 표지석./안동=김은경 기자 |
논바닥에 방치된 ‘우신대’ 표지석을 본 A(50대·안안동씨는 "‘우신대’는 안동 출신 선조들의 항일운동정신을 증명할 수 있는 유적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아무런 관리없이 방치돼 있어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이라는 자긍심이 무색할 만큼 부끄럽다"고 말했다.
tktf@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