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년 화순탄광의 명예로운 퇴장…사회·경제적 파고 잘 넘어서도록 지역사회 관심 절실해
우리나라 최초로 석탄을 생산하고 다양한 산업분야 발전을 이끌었던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화순탄광)가 오는 30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사진은 구충곤 전 화순군수가 2017년 화순탄광 막장 체험 모습./구충곤 전 화순군수 |
[더팩트 l 화순=문승용 기자] 우리나라 최초로 석탄을 생산하고 다양한 산업분야 발전을 이끌었던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화순탄광)가 오는 30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118년 동안 총 2,665만t을 생산하고 채탄을 중단한다.
지난 118년 동안 남부권의 최대 석탄 생산지로 국가 기간산업 발전의 핵심 에너지원이었고, 원동력이었던 화순탄광의 채탄 중단에 따라 구충곤 전 화순군수는 특별기고문을 통해 "탄광 노동자의 헌신과 희생, 사회적 예우를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 전 군수는 특별기고문에서 "1970년대 석유파동 등으로 유가가 급등할 때마다 연탄용 석탄을 증산해 ‘국민 생활 연료’로 서민 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며 "탄광 노동자들이 생산한 석탄은 연탄 불꽃으로 타올라 서민들의 안방에 온기를 채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화순지역 석탄산업의 호황으로 연탄공장, 물류·수송 등 유관산업의 고용 창출, 인구 유입, 지역 내 소비촉진 등 동반 상승효과도 만들어 냈다. 한때 화순탄광 일대에는 복지문화관, 극장, 연립주택, 음식점 등이 들어서 사람들로 북적였다"며 "화순탄광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지만, 지난해 기준 화순탄광은 인건비 164억 원을 포함해 400억여 원을 지출했고, 상당 부분 지역 경제에 유입됐다"고 말했다.
화순탄광은 에너지 소비변화, 수요 감소, 석탄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최고 전성기였던 1989년 화순탄광의 연간 생산량은 70만5000t에 달했지만, 2022년에는 6만3000t(1989년 대비 8.9%)으로 급감했다. 같은 시기 탄광 노동자 수도 1,669명에서 263명으로 줄었다. 화순탄광을 시작으로 대한석탄공사가 소유한 태백 장성탄광, 삼척 도계탄광도 2025년까지 폐광될 예정이다. 화력발전소 등 연관산업 분야에서 원료로서 석탄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석탄 시대의 종언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폐광으로 초래될 사회·경제적 파고를 잘 넘어서도록 지역 사회의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화순에 거주하는 탄광 노동자와 가족 700여 명의 삶의 불안과 지역 경제에 미칠 여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일자리를 잃은 탄광 노동자의 재취업, 직업 전환 등 적극적인 행정지원 프로그램 추진이 시급한 실정이다.
구충곤 전 화순군수는 "중앙정부, 지자체, 관계기관, 지역 사회가 합심해야 폐광이 지역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폐광의 여파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전 군수는 이어서 "역사적 임무를 마친 탄광 노동자들의 명예로운 퇴장과 새로운 출발에 경의와 응원을 보낸다"며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된 화순탄광은 노동자들의 헌신과 열정, 지역 주민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고생 많으셨다. 고맙다. 118년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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