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의지 있는지 의문…광주 제1시립병원 갈등 침묵으로 일관"
광주 제1 시립요양병원 갈등사태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음에도 광주시가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공공의료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제기됐다. 사진은 빛고을재단이 광주시에 낸 '고용 승계 확인서'. / 광주 = 나윤상 기자 |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광주 제1시립 요양⋅정신병원이 직원 해고와 직장폐쇄로 갈등을 겪고 있음에도 광주시가 일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공공의료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또한 시립병원 위수탁 당시 맺은 운영계약서에 '전원 고용승계' 항목이 있음에도 광주시는 판례와 조건 등을 언급하며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갈등을 중재할 의지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광주시의 이런 의도적 눈감기 뒤에는 2013년 폐업한 진주의료원을 따라가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27일 <더팩트> 취재진이 입수한 광주시와 빛고을의료재단과의 시립병원 운영계획서를 보면 고용승계 확인서에서 '수탁자로 선정될 경우 현재 근무 중인 직원 및 요양 보호사, 환자와 직접 관련된 부서의 직원을 기존과 동일한 조건 및 보다 나은 조건으로 전원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한다'고 적시하고 의료재단 이사장 직인까지 찍혀있다.
재단은 '하루의 진료 공백도 없이 의료서비스 보장'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종사자 고용 안정성 확보를 내세웠다.
직원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재단은 광주시에 수탁자의 책임운영 의지 및 역량이라며 직원 전용 대화의 방과 고충심사위원회 운영을 하여 직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재단이 시립병원의 경영을 맡고 난 후 이 모든 것은 허상으로 가득 찬 종이쪽지로 전락했다.
지난 2월 시립병원 운영을 맡자마자 재단은 재정난을 이유로 인건비를 조정하겠다고 했고 이에 반발하는 노조원 6명 해고와 8명 징계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과의 소통은 없었고 고충심사위원회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은 수탁 이후 매점, 부식업체, 간병업체 등도 다 바꾸고 환자들에게 투여되는 약 값도 3배 이상 인상했다. 이후 간호부를 간호국으로 바꿔 노령인 간호국장을 영입하는 이해할 수 없는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시립병원의 이런 경영에 대해서 광주시는 먼 산 불 구경 하듯이 "독립체산제이기 때문에 일체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독립체산제 형식으로 모든 경영을 하게 되어 있다. 고용승계 부분에 대해서도 해석할 부분이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의 이러한 행보에 진보연대는 "사실상 공공의료에 대한 의지가 없다. 시가 독립체산제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위탁사업장 같은 경우에도 노사 교섭을 하면 작은 부분까지 시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2013년 진주의료원 폐업사태가 연상된다"면서 "시가 빛고을재단을 감싸고 도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유착관계 의혹을 제기했다.
kncfe0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