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7시 35분쯤 청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윤지(17) 양이 황규철 옥천군수와 행복교육 택시에 탑승하고 있다. /옥천=이주현 기자 |
[더팩트 | 옥천=이주현 기자] 19일 오전 7시 20분쯤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옥천여자중학교 후문. 황규철 옥천군수와 권미란 미래전략국 행복교육과장, 기획예산담당관 김두용 홍보팀장이 아침 일찍부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양새다. 황 군수와 권 과장은 중요한 사람을 기다리듯 다소곳한 자세로 양쪽 골목을 번갈아 바라봤다.
15분쯤 지났을까. 한 여학생이 조심스럽게 황 군수에게 다가왔다. 청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윤지(17) 양이다. 이윤지 양은 이날 황 군수와 ‘행복교육 택시’에 합승하는 학생이다.
이윤지 양은 행복교육 택시를 처음 이용한다고 했다. 보통 오전 6시 20~40분엔 버스를 타야 학교에 늦지 않게 갈 수 있단다. 다른 때보다 1시간이나 더 여유가 생긴 덕분에 표정이 밝아 보였다. 이윤지 양은 "조금 더 잘 수 있어 좋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19일 오전 7시 40분쯤 장야주공1단지에서 이효정, 황유빈 양이 행복교육 택시에 탑승했다. /옥천=이주현 기자 |
황 군수와 이윤지 양을 태운 택시는 이날 합승하기로 한 이효정‧황유빈 양을 만나기 위해 인근 장야주공1단지로 향했다. 두 여학생의 표정도 이윤지 양처럼 밝아 보였다. 이 시간대에 타고 갈 버스도 없지만, 있더라도 십중팔구 지각을 각오해야 한다.
학생들을 모두 태운 택시는 곧장 청산고등학교로 향했다. 이곳에서 학교까진 30km가 넘는다. 시간상으론 35분 정도 걸린다. 택시 안에서 황 군수는 특유의 친화력을 내세워 학생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학생들도 이 상황이 신기한 듯 보였다.
황 군수와 청산고등학교 학생들을 태운 택시가 청산고등학교를 향해 주행하고 있다. /옥천=이주현 기자 |
그렇게 학교에 도착하니 시곗바늘은 오전 8시 15분을 가리켰다. 지각하지 않았다. 택시비는 3만 7000원이 조금 넘었다. 학생들은 각자 돈을 걷어 비용을 지불했다. 나눠 낸다고 해도 비용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었는데 추후 옥천군에서 쓴 만큼 환급을 해준단다.
지난 4월부터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행복교육 택시를 이용한다는 황유빈 양은 "비용도 옥천군이 보전해줘서 좋고, 무엇보다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이윤지, 이효정 양도 황유빈 양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청산고등학교에서 만난 이지현 주무관은 이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했다. 행복교육 택시는 황 군수가 추구하는 교육 환경 개선 사업 중 하나로 민선 8기 들어 처음 시행하는 시책이다.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지역에 거주하는 관내 고등학생들에게 월 15만 원까지 통학 택시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택시비용을 선지불하고 다음달에 요금영수증을 첨부해 청구하면 환급해주는 구조다.
황 군수와 학생들이 택시에 내려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옥천=이주현 기자 |
올 1학기에 행복교육 택시(19대)를 이용하는 학생은 모두 38명. 2학기 추가 신청을 받게 되면 이용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황 군수는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하는 학생의 통학교통비는 지원해 왔지만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시간이나 구간에 직접 교통수단을 지원하는 것은 행복교육 택시가 처음"이라며 "그간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이나 방과 후 활동이 종료되는 야간시간에 대중교통 운행이 종료되거나 등교를 위해 새벽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등 통학에 불편이 있었지만 이제는 행복교육 택시를 통해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홍보팀장도 "이 사업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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