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 평가와 비계량 평가 비중 8대 2 구조로 돼
입찰 시 '추정 매출액' 높이면 낙찰 가능성 높아
부산역. /더팩트DB |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부산역 내 매장 운영 입찰 평가 기준이 객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입찰 평가 항목 중 '추정 매출액'만 높게 써 입찰에 참여하면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선정 업체가 운영에 들어가 실제 매출이 추정 매출액보다 낮아도 페널티가 없어 특혜나 유착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도 있다.
17일 코레일유통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부산 동구에 있는 부산역 3층 내 230.6㎡ 규모의 점포를 두고 경쟁 입찰이 진행됐다.
기존에 점포를 운영하던 A 업체와 신규 B 업체가 입찰에 붙었는데 최종적으로 B 업체가 선정됐다.
입찰 결과에 A 업체는 불만을 표했다. 입찰 평가는 계량 평가와 비계량 평가를 종합해 진행됐는데 문제는 계량 평가다.
계량 평가와 비계량 평가의 비율은 8대 2였다. 이렇듯 입찰에서 계량 평가 비중이 매우 높다. 여기서 계량 평가 항목 중 하나인 추정 매출액은 입찰 참여 업체들이 자의적으로 적어 낼 수 있다.
이는 매출 실현 가능성을 떠나서 일단 추정 매출액을 높게 책정해 입찰에 참여하면 계량 평가에서 입찰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B 업체는 계량 평가에서 A 업체보다 더 높은 추정 매출액을 제시했고, 비중이 80%에 달하는 계량 평가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면서 최종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업체는 20%에 그치는 비계량 평가에서 B 업체를 눌렀으나, 결국 입찰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로 코레일유통의 입찰 경쟁은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입찰 과정에서 추정 매출액만 높게 써 올리면 낙찰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다, 추정 매출액에 못 미치더라도 페널티 규정은 없다.
결국 현재 규정은 코레일유통과 업체 간 유착이나 특혜도 이뤄질 수 있는 구조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예전엔 실제 매출이 추정 매출액에 미달하면 매출 자체를 추정액의 90%로 산출해 이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내도록 하는 페널티가 있었는데, 2017년 국정감사에서 추정 매출액을 근사치로 파악할 수 있는 건 초기 사업자들에 비해 기존 업체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18년 6월 해당 규정은 없어졌다.
코레일유통은 최근 입찰 과정에서 나온 지적에 대해 보완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cmedi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