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무색할 정도로 주택단지·번화가 게양된 태극기 찾기 어려워
대구 동구 율하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태극기가 달린 곳이 보이지 않는다./대구=김채은 기자 |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태극기가 게양된 곳을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보니 ‘보물찾기’하는 것 같아요."
대구의 한 20대 청년이 태극기 게양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6일 현충일을 맞은 대구의 주택단지와 번화가에서는 기념일이 무색할 정도로 태극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대구 동구 율하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현충일의 흔적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달서구의 도로변과 아파트 단지,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대구 중구 동성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동구 주민 신모씨는 "10여년 전에는 태극기를 게양하는 집이 꽤 있었지만, 요즘에는 잘 없다"며 "태극기를 다는 세대가 보이면 이 시대의 진정한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왼쪽은 대구 중구 동성로, 오른쪽은 대구 달서구의 한 도로 태극기의 흔적을 찾긴 힘들다./대구=김채은 기자 |
타 구·군과 비교해 고령 인구가 많고 충혼탑이 있는 남구의 주택가는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도로변과 일부 주택에서는 태극기가 조기 게양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국기법에 따르면 국경일로 지정된 날에는 태극기를 계양해야 하지만, 강제성이 없다. 또 계양대가 없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난간대가 설치된 아파트의 경우 국기봉을 달 수 있는 게양대가 설치돼 있지만 최근 난간대 없는 아파트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주택에 태극기가 조기로 걸려 있다./대구=김채은 기자 |
개정전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18조에 따르면 국기봉을 꽂을 수 있는 장치를 난간에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지난 2021년 개정된 내용에 따르면 난간의 재료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장치를 설치하기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각 동 지상 출입구에 설치할 수 있다.
또 김모(50대)씨는 "여러 단체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태극기를 사용했던 것도 태극기 게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만든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대구 남구 현충로로 향하는 도로변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대구=김채은 기자 |
한편 대구시는 제68회 현충일을 맞아 이날 오전 대구 남구 충혼탑에서 추모식을 진행했으며, 2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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