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이미 통학 안전은 확보, 육교 설치 불필요"
시 "장기적 관점에서 주민과 대화로 방법 찾을 것"
지난 4월 천안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이 한들초등학교 육교 건설 예정지를 현장 방문한 모습. / 천안시의회 |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충남 천안시가 한들초등학교 육교 설치를 장기 과제로 전환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당분간 주민과 대화에 집중하며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2일 천안시에 따르면 한들초등학교 인근인 서북구 백석동 131-1번지 일원에 연장 35m, 폭 3∼5m, 엘리베이터 2대를 갖춘 육교 설치를 지난해 계획했다.
백석아이파크2차 아파트에서 한들초등학교로 통학하는 학생들의 보행 안전을 위해 18억8800만원을 들여 2024년 준공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갔지만 지난 1월 이후 용역이 중단된 상태다. 일부 학부모들이 육교 설치에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육교 설치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전교생 750명 중 육교를 이용해 통학하는 학생은 100여명에 불과하고, 학생들의 통학 외에 육교 이용 인구가 없다는 점을 들어 18억원의 예산이 낭비라고 지적했다.
또 해당 지역에 이미 횡단보도가 있고 스쿨존으로 지정돼 학생 통학 안전이 담보된 상태에서 추가적인 예산 투입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육교 설치 후 이를 이용하지 않다 발생한 사고에 대해 학생들에 대한 책임 전가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천안시의회도 지난 4월 현장 방문에서 육교 건설 필요성을 검토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김미화 시의원이 간담회를 갖고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에 천안시도 육교 설치 강행 대신 주민과의 대화를 택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제기된 만큼 당장 실시설계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사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주민과 대화를 통해 해결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미화 시의원은 "육교 설치 문제를 단순히 찬성이냐 반대냐 이분법적 사고로 봐서는 안 된다"며 "양측의 입장이 첨예한 만큼 어떤 방법이 학생들의 통학 보행 안전을 확보하는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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