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강판 도금량 제어장비 기술을 도용해 관련 장비를 제작해 수출하려고 한 업체 대표 등 5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 정부대전청사

[더팩트 | 대전=박종명 기자] 국가 첨단기술을 도용해 관련 장비를 제작한 후 해외로 수출한 뒤 또 다시 수출하려고 한 업체 대표 등 5명이 관세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주)포스코가 특허 등록하고 국가 첨단기술로 지정돼 있는 도금량 제어장비 기술을 도용해 만든 에어나이프 7대(58억원 규모)를 해외로 수출하려고 한 혐의(특허법 위반)다.

3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주범 A씨는 ㈜포스코 협력업체 ‘ㄱ’사에서 해외 마케팅 담당자로 근무하던 중 퇴사하고 ‘ㄴ’사를 따로 설립했다.

이후 ‘ㄱ’사에서 에어나이프 도면 제작자로 같이 근무하던 B씨를 영입해 ㈜포스코의 특허 기술을 도용한 에어나이프 4대(35억원 규모)를 제작한 뒤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B씨가 ‘ㄴ’사에서 퇴사해 에어나이프를 제작할 수 없게 되자 A씨는 ㈜포스코 특허 등록 에어나이프 개발자인 C씨를 부사장으로 채용해 일부 구조만 변경한 에어나이프 3대(23억원 규모)를 다시 제작해 수출하려다 인천세관 기술유출 범죄 수사팀에 적발됐다.

수사팀은 지난해 9월께 국정원(산업기밀보호센터)으로부터 국내 기업의 특허 기술을 도용해 제작된 에어나이프가 해외로 수출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조사를 벌여 해당 업체 본사, 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서 도면 등 관련 자료를 핵심 증거로 확보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20년 수출 당시에는 물품명을 ‘에어나이프 시스템’이라고 세관에 수출 신고했다 특허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자 2021년에는 ‘코팅장비’로 물품명을 위장해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22년 11월 수출하려던 에어나이프가 세관 검사에 지정되자 세관의 수사를 예상하고 회사 내 자료 저장장치를 폐기하거나 제작도면 파일을 삭제하기도 했다.

관세청은 이번에 압수된 에어나이프 3대가 수출됐을 경우 해외 철강사는 5년간 최대 6600억 원 상당(업계 추산)의 부당이득을 얻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최근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핵심 요소인 첨단기술에 대한 주도권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핵심기술의 해외유출 방지를 위해 수출입 단계에서의 단속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나라 선도기술 분야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조선, 철강 분야 등에서 국가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관세청 수사역량을 집중하고, 국정원, 특허청 등 관계기관과 공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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