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내연남 '안구적출' 50대 女, 항소심서 불우한 유년시절 호소
입력: 2023.05.24 15:19 / 수정: 2023.05.24 15:19

피고 "사랑을 갈구하다 넘지 말아야 할 선 넘어"

잠든 내연남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50대 여성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이 열렸다.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픽사베이
잠든 내연남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50대 여성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이 열렸다.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픽사베이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잠든 내연남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50대 여성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이 열렸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52·여)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19일 새벽 6시쯤 내연남 B(67)씨가 잠든 사이 B씨의 오른쪽 눈과 가슴, 목, 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범행 직후 A씨는 흉기로 자기 복부를 자해하기도 했다.

같은 직장에서 내연관계를 유지하던 이들은 지난해 6월쯤 직장 동료에게 내연관계를 의심받게 되자 B씨가 돌연 이별을 통보했고, 이별에 대한 불안감과 분노에 A씨는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전치 8주의 상해를 입고, 안구적출과 폐 손상 등으로 영구 장애가 생겼다.

1심 재판부는 "흉기의 종류와 살상력, 상해 부위 등을 고려할 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잘못을 회피하는 점 등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3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검찰과 A씨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가족을 떠나고 아버지의 무관심 속에서 자라면서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정신적 트라우마로 자리 잡았다"며 "이별이라는 현실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인식하게 되면서 강박과 불안감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어 "사랑을 갈구하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B씨한테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2010년쯤에도 이별을 통보하는 내연남의 집에 방화를 저질러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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