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盧 이념이 뙤약볕 보다 뜨거웠던 14주기 추도식…김진표·한덕수·유홍준 추도사 낭송
입력: 2023.05.23 17:53 / 수정: 2023.05.23 22:34

추도식 주제 '역사는 더디지만, 진보한다'
추도식 4500여 명, 추모객 7000여 명 참석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이 진행되고 있다./김해=이새롬 기자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이 진행되고 있다./김해=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김해=강보금 기자] "오늘 저는 추도사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이 개관됨으로써 묘역 공사가 이제 완공된 것을 노무현 대통령님께 18년 만에 보고를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읊은 추도사의 한 문장이다.

유 전 청장의 말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은 김부식이 <삼국사기>에서 말한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해 보이지 않았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았다"를 기본 미학으로 삼아 조성했다.

하지만 이날 14주기 추도식은 엄숙한 분위기와 달리 7000여 명의 손에서 노란 바람개비가 요란하게 날개를 휘날리고 있었다.

이번 추도식의 주제는 '역사는 더디지만, 진보한다'이다. 노무현재단은 이같은 믿음을 안고 있던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을 나누기 위해 주제를 정했다.

노무현재단은 시민 18명의 특별영상과 팝페라 가수의 노래로 추도식을 채웠다. 이들은 "5월만 되면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사람",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있다면" 등의 질문으로 가지각색의 시민들과 한 인터뷰 영상을 상영했다. 이에 객석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그렇게 추도식은 노무현의 이념이 뙤약볕의 열기를 밀어낼 만큼 뜨거웠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날 추도사에 나선 김진표 국회의장은 "요즘 저는,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정치개혁의 유업을 떠올리는 날이 많다. 대통령님께서는 지역주의 극복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으셨다. 지역구도를 깨는 선거법만 동의해주면 권력의 절반, 내각구성 권한까지 넘기겠다고 하셨다. 서로 발목잡기에 몰두하는 낡은 정치를 끝내기 위해 진영을 초월한 대연합의 정치를 구상하기도 하셨다"고 회한을 털어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책임정치에 충실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높이기 위해 4년 연임제 원포인트 개헌을 하자는 제안도 하셨다"면서 "그러나 대통령님 떠나신지 14년이 다 되도록 우리는 그 유업을 이뤄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노 전 대통령은 원칙과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일한 대통령으로, 그 단단한 신념과 우직한 한 걸음이 대한민국을 더 나은 미래로 이끌었다"면서 "'강은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씀처럼 소외된 약자를 보듬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민생에 온기를 더하겠다"고 말했다.

추도식 후 참석자들은 줄지어 대통령 묘역에 헌화와 참배를 했다.

한덕수 총리가 추도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자 시민의 야유가 쏟아졌다. /이새롬 기자
한덕수 총리가 추도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자 시민의 야유가 쏟아졌다. /이새롬 기자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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