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과도한 공무원 배석 관행…자질 부족‧행정 낭비
입력: 2023.05.23 11:37 / 수정: 2023.05.23 11:37

민선8‧9기 상임위 1회 당 4급 이상 공무원 14명 불러
시민들 민원 지연에 불편…"시의원 업무 능력 키워야"


사진은 의회청사 전경./더팩트 DB
사진은 의회청사 전경./더팩트 DB

[더팩트 ㅣ 광주=이종행 기자] 민선8‧9기 광주시의회 시의원들이 임기 중 상임위원회를 한 번 열 때마다 시청 국장‧실장‧본부장‧과장 등 4급 이상 공무원 14명 이상을 불러내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4급 이상 공무원 수가 지난 1월 기준 118명인 점을 감안하면 공무원이 한 상임위당 1명 이상 배석된 셈인데, 시의원의 자질 부족과 심각한 행정 낭비를 여실 없이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된다.

23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7월 1일부터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민선8기와 9기 동안 시의원들이 연 상임위 개최 건수는 모두 518회로, 7439명의 4급 이상 공무원이 배석됐다.

시의회 기본조례(제50조 출석 답변할 수 있는 공무원 등 범위)를 보면 의회 또는 위원회에 출석‧답변할 수 있는 시 및 교육청 관계 공무원 등의 범위는 소속 행정기관장 또는 소속 공무원 중 4급 이상인 사람 등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시의회 상임위는 △운영위(위원 수 8명) △행자위(5명) △환경복지위(5명) △산업건설위(6명) △교육문화위(6명) 등이 있다.

연도별 상임위 개최 건수와 배석 공무원 수를 살펴보면 △2018년 87회 상임위 개회, 배석 인원 1040명(한 회당 11.95명) △2019년 103회, 1398명(13.57명) △2020년 106회, 1516명(14.30명) △2021년 88회, 1424명(16.18명) △2022년 111회, 1558명(14.03명) △2023년(4월 30일 기준) 23회, 503명(21.87명) 등이다.

이는 시의원 5~8명이 진행하는 상임위 한 회당 적게는 11명에서 많게는 21명 이상의 4급 이상 공무원이 배석돼 시의원의 의정 업무 등을 지원하는 것인데, 국장‧실장‧본부장‧과장 등을 따라 비공식적으로 출석하는 4급 이하 공무원까지 더하면 배석 인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게 공무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상임위별로는 △교육문화위 23.28명(97회‧225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산업건설위 14.34명(111회‧1592명) △행자위 13.74명(130회‧1786명) △환경복지위 10.96명(114회‧1249명) △운영위 8.39명(66회‧554명) 등의 순이었다.

공무원의 과도한 시의회 상임위 배석은 그간 집행부의 행정 공백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으나 관행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자질과 준비는 부족하면서 권위만 앞세우는 시의원의 실태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과도한 공무원 배석은 시민들의 각종 민원 업무 지연 등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시의원 스스로 의정 업무 능력을 키워 '일 잘하는 책임 있는 의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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