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떠나자 내장산으로, 푸른 단풍 벗 삼아 온갖 시름 훌훌 털어 버리라!
입력: 2023.05.21 11:19 / 수정: 2023.05.21 11:19

시원한 녹색 바람 알록달록 연등, 자박자박 걸으면 어느새 평안과 고요가

내장산 너른 품, 자연 속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 정읍시
내장산 너른 품, 자연 속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 정읍시

[더팩트 | 정읍 = 곽시형 기자] 내장산으로 가는 길목은 용산호 쪽에서 가거나 정읍시가지에서 내장호를 지나는 길이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이 각각의 풍광과 멋이 있으며 내장산 문화광장의 싱그러운 초록 잔디와 깔끔하게 조성된 단풍생태공원은 넓이는 6만㎡로, 내장호 체험학습관과 조류관찰대, 멸종위기 식물원, 생태습지, 세계단풍원, 단풍분재원, 체육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내장호는 새벽 물안개가 피어나는 몽환적인 풍경으로도 많은 이가 찾는 곳인데, 햇살 속에 빛나는 물결과 둘러싼 녹음의 조화가 아름다우며 내장사에 이르기 전 만나는 우화정(羽化亭)과 신선제(神仙堤)의 조화도 눈길을 끈다.

또한 정읍사람들이 목숨 걸고 조선왕조실록과 태조어진(국보 제317호)을 내장산까지 옮겨와 1년여 동안 낮 밤으로 지켜냈다. 금선계곡 위, 길이 8m 높이 2~2.5m의 동굴인 용굴이 조선왕조실록을 보존했던 터로 인근에 흔적으로 남아 있는 비래암과 은봉암 역시 실록을 보관했던 사찰 터들이다.

나무든 사람이든 떠나고 돌아오고 또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게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숙명인가 하는 어쭙잖은 생각도 잠시 이내 푸르고 화사한 세상으로 돌아와 5월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 정읍시
나무든 사람이든 떠나고 돌아오고 또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게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숙명인가 하는 어쭙잖은 생각도 잠시 이내 푸르고 화사한 세상으로 돌아와 5월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 정읍시

◇내장산 가는 길은 온통 '녹색 파도'

정읍에서 내장산으로 가는 길목은 두 갈래다. 내장산IC를 거쳐 용산호 쪽에서 가거나 정읍시가지에서 내장호를 지나는 길이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이 각각의 풍광과 멋이 있다. 내장산 문화광장의 싱그러운 초록 잔디와 깔끔하게 조성된 단풍생태공원, 내장산 자락을 배경으로 햇살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물결이 좋은 내장호 쪽을 권한다.

용산호 쪽으로 방향을 튼 이라면 한 가운데 다섯 마리의 용을 품고 있는 용산호의 아름다움과 내장산 리조트&골프장의 풍광을 즐기고 최근 정읍의 대표 명소로 떠오른 엘리스테이에서 쾌적한 휴식을 취해도 좋다. 그중 내장호에서 내장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녹색 파도'다. 내장호를 둘러싼 산에서 도로변에 나란히 나란히 서 있는 나무들에서도 금방이라도 푸른 물이 쏟아질 듯하다.

내장호는 새벽 물안개가 피어나는 몽환적인 풍경으로도 많은 이가 찾는 곳인데, 이즘은 무엇보다 햇살 속에 빛나는 물결과 둘러싼 녹음의 조화가 아름답다. 늘어선 나무들을 끼고 우불구불 도로를 달리며 꽃들이 떠난 자리를 충실하게 채운 잎들을 본다. 나무든 사람이든 떠나고 돌아오고 또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게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숙명인가 하는 어쭙잖은 생각도 잠시 이내 푸르고 화사한 세상으로 돌아와 5월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내장산단풍생태공원의 넓이는 6만㎡로 내장호 체험학습관과 조류관찰대, 멸종위기 식물원, 생태습지, 세계단풍원, 단풍분재원, 체육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 정읍시
내장산단풍생태공원의 넓이는 6만㎡로 내장호 체험학습관과 조류관찰대, 멸종위기 식물원, 생태습지, 세계단풍원, 단풍분재원, 체육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 정읍시

◇푸름 속 산책의 즐거움, 내장산단풍생태공원

내장호 끝에 내장산단풍생태공원이 있다. 내장산국립공원과 정읍시가 함께 만든 공원이다. 넓이는 6만㎡로 내장호 체험학습관과 조류관찰대, 멸종위기 식물원, 생태습지, 세계단풍원, 단풍분재원, 체육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잔디광장 경관이 좋고 주차장도 넓다. 깔끔하고 쾌적한데다 주변과 잘 어우러진 산책길이 있어 걷기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푸르고 푸른 청단풍, 붉은 빛이 아름다운 공작단풍 등 여러 단풍나무 제각각의 아름다움도 만날 수 있다.

내장사에 이르기 전 만나는 우화정(羽化亭)과 신선제(神仙堤)의 조화도 눈길을 끈다.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는 전통한옥의 우화정((羽化亭)과 신선제(神仙堤)의 하얀 물보라가 어우러진 정경을 상상해 보라. / 정읍시
내장사에 이르기 전 만나는 우화정(羽化亭)과 신선제(神仙堤)의 조화도 눈길을 끈다.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는 전통한옥의 우화정((羽化亭)과 신선제(神仙堤)의 하얀 물보라가 어우러진 정경을 상상해 보라. / 정읍시

◇날개 돋아 승천한 정자의 우아한 아름다움, 우화정

단풍생태공원을 지나면 크지 않은 계곡의 조곤조곤한 물소리가 반긴다. 계곡길을 쭈욱 따라 걷거나 차로 달리다 보면 어느새 내장산국립공원 경내로 들어가는 매표소다. 지난 4일부터 조계종과 문화재청이 국가지정문화재를 포함한 대한불교 조계종 산하 사찰에 징수하던 문화재 관람료를 폐지해 지금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매표소에서 내장사에 이르는 풍경과 분위기는 가히 절경이다. 무수한 초록잎들이 장막을 드리운 경내 도로나 왼쪽으로 계곡을 둔 산책길을 걷다 보면 시름이 절로 사그라든다. 내장사까지는 걸어서 넉넉하게 40분, 산뜻한 피아노 소리(音)처럼 가볍게 흐르는 물줄기가 반갑고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도 눈부시다.

내장사에 이르기 전 만나는 우화정(羽化亭)과 신선제(神仙堤)의 조화도 눈길을 끈다.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는 전통한옥의 우화정(羽化亭)과 신선제(神仙堤)의 하얀 물보라가 어우러진 정경을 상상해 보라.

터널을 가만가만 걷다 보면 초록 단풍이 화려한 가을 단풍보다 낫다는 감탄이 어색하지 않다. 특히나 부처님 오신 날(5월 27일)을 앞두고 나무마다 달아놓은 알록달록 오색연등이 푸른색과 어우러지니 눈은 즐겁고 발걸음이 가볍다. / 정읍시
터널을 가만가만 걷다 보면 초록 단풍이 화려한 가을 단풍보다 낫다는 감탄이 어색하지 않다. 특히나 부처님 오신 날(5월 27일)을 앞두고 나무마다 달아놓은 알록달록 오색연등이 푸른색과 어우러지니 눈은 즐겁고 발걸음이 가볍다. / 정읍시

◇푸름의 절정 단풍터널, 오색연등을 품다

우화정을 지나 단풍터널로 향한다. 단풍나무마다 꽃이 피었다. 푸른 잎 사이로 나비가 내려앉은 듯 살포시 피어난 붉은 자주색 꽃 가만히 오래도록 바라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단풍나무 꽃말은 사양, 은둔, 자제다. 속세의 108 번뇌를 끊고 성장하기 위해서 부처님 앞에 108번의 절을 한다든지 내장사 입구 일주문에서 내장사로 가는 길에 108그루의 단풍나무가 이루는 단풍터널로 들어가려니 꽃말도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터널을 가만히 걷다 보면 초록 단풍이 화려한 가을 단풍보다 낫다는 감탄이 어색하지 않다. 특히나 부처님 오신 날(5월 27일)을 앞두고 나무마다 달아놓은 알록달록 오색연등이 푸른색과 어우러지니 눈은 즐겁고 발걸음이 가볍다. 세상의 걱정과 시름을 나무와 등 하나하나에 매달아 두고 마음의 짐을 벗어 보자. 내장산 너른 품, 자연 속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내장사에서 용굴에 이르는 길은 역사의 숨결을 따라 걷는 숲길 산책 코스다. 바로 ‘조선왕조실록길’로 내장사를 앞에 두고 왼쪽으로 접어들면 만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내장산은 태조에서 명종에서 이르는 조선 전기 200년을 담은 실록을 지켜낸 곳이다. / 정읍시
내장사에서 용굴에 이르는 길은 역사의 숨결을 따라 걷는 숲길 산책 코스다. 바로 ‘조선왕조실록길’로 내장사를 앞에 두고 왼쪽으로 접어들면 만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내장산은 태조에서 명종에서 이르는 조선 전기 200년을 담은 실록을 지켜낸 곳이다. / 정읍시

◇자연에 역사를 더하다, ‘조선왕조실록길’

내장사에서 용굴에 이르는 길은 역사의 숨결을 따라 걷는 숲길 산책 코스다. 바로 ‘조선왕조실록길’로 내장사를 앞에 두고 왼쪽으로 접어들면 만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내장산은 태조에서 명종에서 이르는 조선 전기 200년을 담은 실록을 지켜낸 곳이다.

임진왜란(1592~1598) 당시 4대 사고 중 서울 춘추관과 충주, 성주 3곳의 실록이 불타버리고 전주사고(전주 경기전)마저 소실될 위험에 처한다. 이때 정읍의 선비 손홍록과 안의를 비롯한 희묵대사 등 수 많은 정읍 사람들이 목숨 걸고 조선왕조실록과 태조어진(국보 제317호)을 내장산까지 옮겨와 1년여 동안 낮 밤으로 지켜냈다.

금선계곡 위, 길이 8m 높이 2~2.5m의 동굴인 용굴이 조선왕조실록을 보존했던 터다. 인근에 흔적으로 남아 있는 비래암과 은봉암 역시 실록을 보관했던 사찰 터들이다. 하나 더, 실록길을 따라 300m 쯤 가면 길에서 약 30m 정도 떨어진 산비탈 아래 신비한 기운을 품은 단풍나무 한 그루가 있다. 2021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63호로 지정된 내장산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단풍나무이니 놓치지 마시길.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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