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엄마들, “깊은 상처 그림으로 치유하고 있죠”
입력: 2023.05.09 12:36 / 수정: 2023.05.09 12:36

어머니들 대부분 처음 물감 만져봐...메이홀에서 그림 전시회 열려

오월 어머니들이 그림그리기를 통해서 상처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있다./ 오월어머니집
오월 어머니들이 그림그리기를 통해서 상처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있다./ 오월어머니집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가슴 아린 사연들을 지닌 오월 어머니들이 그린 그림들이 오는 10일부터 31일까지 메이홀에서 열린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올해로 43년. 오늘에 이른 시간은 5⋅18당시 남편과 자식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들에게도 아흔을 바라보는 세월을 안겨주었다.

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 200점이 메이홀 2층부터 4층까지 전시홀을 가득 채워 전시된다.

세월이 상처를 아물게 해 준다지만, 5⋅18의 깊은 상처는 어머니들에게는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그런 어머니들에게 잠시나마 상처를 잊게 해 준 것은 뜻밖에도 그림그리기였다.

대부분 3-40년대에 태어난 오월 어머니들은 가정형편상 대부분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해 그림그리기 수업 전에는 크레파스와 물감도 만져보지 못했다.

그림그리기 수업은 양림동에 있는 오월 어머니 집에서 매주 수요일에 행해졌다.

오월 어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메이홀에서 5월 10일부터 31일까지 전시된다./ 오월어머니집
오월 어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메이홀에서 5월 10일부터 31일까지 전시된다./ 오월어머니집

5⋅18당시 본인이 부상을 당해 두 눈을 실명한 강해중(88) 어머니는 앞이 보이지 않지만 말로 설명해서 그것을 들은 옆 사람이 그림을 그렸다.

또한, 정귀순(81) 어머니는 5⋅18때 남편을 떠나보내고도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최근에서야 시간을 내 그림그리기를 시작했다.

오월 어머니집 김형미 관장은 "그림수업은 미술을 태어나서 처음 해본 어머니들의 마음에 치유가 되는 과정이었다" 면서 "속이 새까맣게 탔을 것 같지만 의외로 화사하고 밝은 그림이 많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같이 수업을 하다보니 그것이 공감대가 형성되고 치유가 되는 것 같다" 설명했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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