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가능성 높은 비상장주식 엄선 판매' 내세워 투자자 모집
미인가·무등록 금융투자업체 차려 불법 다단계 영업조직 활용
부산지검 전경./부산=조탁만 기자 |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공신력 있는 투자 컨설팅 회사인 것처럼 행세하고 비상장주식을 사도록 권유하며 가격을 부풀려 투자자들에게 5000억원대 비상장주식 불법 판매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박현규)는 자본시장법위반 등 혐의로 미인가·무등록 금융투자업체 A 그룹 회장 등 6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공범인 판매법인 대표 등 3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구속기소된 이들은 2017년~2023년 3월 금융투자업 인가나 다단계판매업 등록없이 피투자업체가 제시하는 사업성·기술력 등을 충분한 검증 없이 홍보해 약 4만6500명에게 5284억 원 상당 비상장주식을 판매·중개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8년~2022년 10월 증권신고서를 제출없이 B 회사 등을 이용해 주식 2126만주를 1874억 원에 모집·매출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나머지 공범들은 2017년~2023년 3월 다단계판매업 등록없이 비상장주식 5284억 원 상당을 판매·중개하거나 2018년~2022뇬 10월 증권신고서 제출없이 B 회사 등을 활용해 주식 2126만주를 1874억 원에 모집한 뒤 판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금융투자업의 인가도 없이 개인별로 20억~63억 상당 주식을 판매·중개한 이후 법인대표 자격으로 법인별 2억~110억 상당 주식을 판매·중개하거나 금융투자업 인가없이 개인별로 20억 ~94억 상당 주식 판매·중개를 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본사’와 전국적 영업망을 갖춘 ‘판매법인’ 5개를 이용해 비상장주식을 싼 가격에 매수하고 일반인에게 최대 2배 비싼 가격에 매도한 뒤 총 4만6500명에게 5284억 상당을 판매했다. 이어 취득한 수익은 판매법인 60%, 본사 40% 비율로 분배했다.
판매법인은 팀장, 이사, 본부장 등 3단계 이상 직급체계를 갖추고, 상위 판매원이 하위 판매원을 모집하며, 판매원 매출 수익 일부를 상위 판매원에게 지급하는 전형적인 불법 다단계 형식으로 운영했다.
이들은 전문성 있는 심사로 비상장법인을 엄선하고 상장 등 ‘EXIT’될 때까지 철저히 관리한다고 홍보했으나, 그 실상은 주먹구구식 선정, 사업전망에 대한 검증 없는 과장 홍보, 온라인 통한 여론 조작 등 방법을 동원해 비상장주식을 무차별적으로 판매했다.
실제로 A 그룹이 판매한 주식이 상장된 경우는 전무하고, 유일하게 K-OTC 종목으로 지정된 B 회사의 경우, 허위 홍보ㆍ공시 사실이 확인됐다고 검찰 측은 설명했다.
이렇게 투자자들은 속아 전세보증금, 각종 대출금, 자녀 결혼자금까지 A 그룹이 판매하는 비상장주식에 투자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피고인들의 재산에 대해 기소전 추징보전 조치 및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hcmedi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