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포항 이달 1일부터 자리돔 어선 조업…1일 20여척 출항
1㎏당 1~2만원선 도매 거래…물회-구이-조림-강회 등 선호
제주의 봄철 별미 최남단 '자리돔'의 철이 돌아왔다. 1일 모슬포항에서 첫 자리돔 조업에 나서 가운데 어선에서 자리돔을 판매하고 있다./서귀포=허성찬 기자 |
[더팩트ㅣ서귀포=허성찬 기자] 제주의 봄철 대표적 별미인 '자리돔'.
몸길이 10~18㎝ 내외로 크기는 작으나 엄연히 끝에 '돔'자 항렬의 이름이 들어가는 만큼 맛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있다. 갈치와 한치, 참조기, 옥돔 등과 더불어 제주를 대표하는 생선 중 하나기도 하다.
예로부터 제주에서 자리돔은 서귀포 보목리 인근과 가파도-마라도 자리돔이 유명하다.
보목리 자리돔는 크기가 작고 뼈가 연해 특히 물회로 인기가 많다. 제주도내 자리돔 물회 식당들이 대부분 보목리 자리를 활용한다고 홍보한다.
반면 모슬포 자리돔은 물살이 거센 가파도 인근 해역에서 잡히는 만큼 보목리 자리에 비해 크기가 크고 뼈가 다소 억세편이다. 이 때문에 물회 보다는 강회, 특히 성인 손바닥 만한 크기의 자리돔들은 구이를 최고로 꼽는다.
모슬포항에서 자리돔을 손질하는 모습./서귀포=허성찬 기자 |
대한민국 최남단 모슬포항에서는 청보리가 피어나는 4월 중순이나 5월초부터 자리돔 조업에 나서며 6~7월 본격적인 산란기를 맞는다.
올해는 지난 1일 첫 조업에 나섰으며, 1일 평균 20여척이 조업에 나가 모슬포항에는 자리돔을 사려는 상인들과 도민,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자리돔 물회는 된장을 기본 베이스로 한다. 특유의 된장향이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자리돔 물회를 먹어본 사람은 여기에 제피(산초나무 잎)와 빙초산을 첨가해 먹기도 한다.
강회는 큼직한 자리돔을 뼈채 썰거나, 머리와 내장만 제거해 통째로 나온다. 양념한 된장에 찍어 뼈채 먹으면 특유의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자리지짐이라고도 불리는 자리돔조림은 간장을 베이스로 고춧가루, 설탕, 다진마늘등을 첨가한 양념장을 넣어 물과 함께 조린다. 간장이 아닌 소금을 넣고 조리거나 큰 자리돔에 양념장만 넣고 조리는 등 방법이 다양하다.
자리돔 구이./서귀포=허성찬 기자 |
모슬포 자리돔은 구이를 으뜸으로 치는데 크기가 큰 자리돔을 석쇠 위에 올려 직화로 굽는다. 특유의 기름이 있어 굵은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미식가들은 자리돔구이 중에서도 내장이 들어있는 배 부분과 머리 부분을 제거하지 않고 통째로 먹기도 한다. 내장 부분은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을, 머리 부분은 고소함의 최고봉이라고 입을 모은다.
제주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인 자리젓은 지역마다, 혹은 집집마다 담그는 방식이 틀릴 정도로 다양하다. 대체적으로 알을 배고 있는 6월 초부터 7월 하순까지 담근다고 하며 숙성된 자리젓은 가을부터 꺼내 기호에 맞게 양념을 해 먹는다.
아울러 제주에서는 예전에 이맘때 잔칫날이나 일포날(발인 전 문상객을 받는 날)에 자리돔 회무침이 없으면 안된다고 할 정도였다고 하나 최근에는 그 의미가 많이 흐려지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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