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 6년째 '녹조 창궐'…상류 주민 "악취·벌레로 못 살겠다"
입력: 2023.04.25 00:00 / 수정: 2023.04.25 00:00

영주댐 상류 저류지서 3급수에도 사는 붕어 '떼죽음'
수자원공사 "수질 문제 아닌 가뭄 등 환경 변화 원인"


영주댐 상류 15㎞ 지점 이산면 두월리 일대와 유사(流砂) 조절지 인근 붕어 집단폐사와 관련해 수질오염 원인의 근본적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영주=김은경 기자
영주댐 상류 15㎞ 지점 이산면 두월리 일대와 유사(流砂) 조절지 인근 붕어 집단폐사와 관련해 수질오염 원인의 근본적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영주=김은경 기자

[더팩트ㅣ영주=이민 기자, 김은경 기자] "영주댐 생기고 6년째 이곳(영주댐 상류, 이산면 두월리 인근)은 물고기 썪은 내와 이름도 모르는 각종 벌레에 시달려 살 수가 없어요."

최근 경북 영주댐 상류 15㎞ 지점 이산면 두월리 일대와 유사(流砂) 조절지 인근 붕어 집단폐사와 관련 수질오염 원인의 근본적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5일 <더팩트>취재를 종합하면 붕어 집단폐사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는 "폐사한 물고기가 3급수의 수질에서 살 수 있는 붕어라는 것은 내성천 수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주장하는 반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질 문제가 아닌 가뭄 등 환경 변화로 인한 산란기 스트레스로 인한 폐사"라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 17일 완공한 지 6년이 지나도록 ‘미준공’ 상태인 영주댐 상류 지역인 이산면 두월리 인근 실태를 확인한 결과, 댐 건설 당시 학교와 고택이 있던 곳에 물이 차 있고, 이곳을 둘러싼 제방(堤防)이 철거되지 않아 저류지로 변해 수질 악화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었다.

최근 수자원공사가 장비로 파헤친 제방 속에는 각종 폐기물과 아스팔트 폐도로가 흉물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영주=김은경 기자
최근 수자원공사가 장비로 파헤친 제방 속에는 각종 폐기물과 아스팔트 폐도로가 흉물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영주=김은경 기자

게다가 수년째 영주댐 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최근 강수량 부족으로 저류지에 고인 물이 제방에 갇혀 장시간 방치되면서 ‘썩은 물’이 된 셈이다.

수자원공사 영주댐지사가 지난달 13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 동안 이곳 제방과 물웅덩이 절개작업을 했고, 붕어 집단폐사는 지역환경단체에 의해 지난달 19일과 이달 3일 처음 발견되면서 오염된 물이 본류에 유입되며 붕어 집단폐사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 주민들은 물고기 집단폐사와 녹조는 수자원공사가 만든 ‘인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저류지 여러 곳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수십마리의 붕어가 폐사해 썩어가고 있다./영주=김은경 기자
저류지 여러 곳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수십마리의 붕어가 폐사해 썩어가고 있다./영주=김은경 기자

주민 송모(82·이산면 두월리)씨는 "여기서 30년 넘게 살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이렇게 냄새나고 벌레가 많은 건 처음이다"며 "수년째 담수가 제대로 안 돼 제방 안에 생긴 물웅덩이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여름이면 모기 등 해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울먹였다.

실제 송씨의 집 아래 댐 수역에는 거대한 저류지 여러 곳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수십마리의 붕어가 폐사해 썩어가고 있었다. 또 최근 수자원공사가 장비로 파헤친 제방 속에는 각종 폐기물과 아스팔트 폐도로가 흉물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수자원공사는 도로와 재방 등은 철거 대상이 아니며, 고택 표지판은 수몰지 위치 확인을 위해 남겨둔 것이라고 밝혔다./영주=김은경 기자
수자원공사는 도로와 재방 등은 철거 대상이 아니며, 고택 표지판은 수몰지 위치 확인을 위해 남겨둔 것이라고 밝혔다./영주=김은경 기자

한국수자원공사 영주댐지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비가 오지 않아 댐 저수율이 낮아지면서 물웅덩이가 생겨났고, 제방 절개지 속에 있던 폐기물은 지난 20일 모두 철거했다"면서 "도로와 재방 등은 철거 대상이 아니며, 고택 표지판은 수몰지 위치 확인을 위해 남겨둔 것이다"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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