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서북소방서가 지난 11일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배 농가를 방문해 화접 봉사활동을 펼쳤다. / 천안서북소방서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대표적인 배 주산지인 충남 천안에서 올해도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가를 위해 공무원과 시민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이 한창이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농가에는 가뭄의 단비 같은 도움이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숙련도, 단기간 집중적으로 필요한 인력 등 문제점도 많다.

이에 해마다 반복되는 농번기 인력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13일 천안시에 따르면 일손이 부족한 지역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공무원을 비롯해 각 기관의 봉사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천안시와 농협 천안시지부를 시작으로 천안교육지원청, 천안시의회, 서북소방서, 천안시시설관리공단, LX한국국토정보공사, 직산읍 주민자치위원회, 지역 대학, 군인 등 수백 명이 배 화접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이처럼 지역 공공기관들이 앞장서 달려가고 있지만 농가에서는 여전히 일손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천안시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이 지난 7일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배 농가를 방문해 화접 봉사활동을 펼쳤다. / 천안시시설관리공단

이에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올해 천안지역에 배정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11개 농가 23명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단기간 내 집중적으로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천안지역 농가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그렇다 보니 농가에서는 불법 외국인 체류자를 일용직으로 채용하거나 자원봉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천안시의회는 최근 간담회를 갖고 인력난 해소를 위한 천안시의 적극 행정을 요구했다.

천안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는 지난 10일 간담회에서 농가 인력난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시의 행정은 소극적이라며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의 적극 홍보 △실효성 있는 수요조사 △공공형 계절근로자 제도 활용 등을 제안했다.

공공형 계절근로제도는 개별 농가에서 외국인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선정한 지역 농협이 일괄적으로 채용한 뒤 필요 농가에 인력을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경남 함양군의 경우 함양군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을 통해 올해 135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채용해 농가에 인력을 지원할 예정이며, 제주도도 지역 내 펜션과 민박 숙소를 확보해 감귤 수확시기인 올해 10월부터 50여명의 근로자를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 생활개선협의회가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배 농가를 방문해 화접 봉사활동을 펼쳤다. / 천안시

천안시도 4월 배화접부터 시작해 멜론, 오이 등의 농번기가 차례대로 이어지는 만큼 이에 대한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철환 천안시의원은 "전담 팀도 없고 이제 제도 도입 초기 단계이지만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경제산업위원회 의원들은 농가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무엇이든 도을 것"이라며 "아직 주변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어려운 점은 있지만 한 발짝 앞선 행정으로 농가 어려움에 구체적인 정책으로 화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시의회의 제안으로 공공형 계절근로자 제도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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