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차량에 치여 숨진 배승아양 추모 발길 이어져
유족 "두 번 다시 이런 일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 처벌"
대전시 서구 둔산동 탄방중학교 인근 인도에 배승아(9)양을 추모하는 꽃다발과 과자, 음료 등이 놓여 있다. / 대전=라안일 기자 |
[더팩트ㅣ대전=라안일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배승아(9)양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께 배 양은 집 근처인 대전시 서구 둔산동 탄방중학교 인근 길을 걷다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를 덮친 A(66)씨 차량에 치였다. 사고 당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배 양은 다음날 새벽 끝내 숨을 거뒀다.
사고가 난 지 이틀이 흐른 10일 사고 현장 인근에는 꽃다발 수십여 개와 과자, 음료 등이 놓여 있었다.
이날 지인과 함께 이곳을 찾아 헌화하고 추모한 강민아(40대)씨는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음주운전 처벌이 너무 약하다. 술을 마시면 운전을 못하게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틀째 현장에 나와 배 양을 추모했다는 A씨는 "음주운전은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인데 처벌이 약하니 사고가 되풀이 되는 것"이라며 "어린이보호구역 속도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현재와 같은 30㎞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와 대전경찰청은 하반기부터 대덕초등학교 어린이 보호구역 구간에 ‘가변형 속도제한 시스템(오후 8시~다음날 오전 7시 제한속도 50㎞/h 상향)’을 시범 운영하는 데 이를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 현장을 오가며 꽃다발 등을 본 시민들도 ‘음주운전 엄벌해야 한다’, ‘어린애가 안타까워서 어떡해’ 등의 반응을 보이며 발걸음을 중단하고 고개를 숙인 채 배 양을 추모했다.
배 양의 유족도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빈소를 지키던 배 양의 모친은 문상객을 맞아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벌이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족은 "배 양의 모친이 하루 내내 울다 지친 상황에서도 언론과 접촉한 것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며 "음주운전을 하면 엄벌에 처해진다는 사회적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이른바 ‘민식이법’인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A(66)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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