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여수 지역구 국회의원 아들(오른쪽)이 지난해 5월 자신의 출신 대학에 발전기금 5000만원을 기탁하고 있는 모습. /네이버 이미지 갈무리

[더팩트ㅣ여수=유홍철 기자] 여수시에 지역구를 둔 A 국회의원 아들 B모씨가 사기대출 협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수사를 받고 있어 아들 B씨의 구속 여부와 A의원의 향후 정치 여정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법조계와 지역 정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조광환)는 지난 24일 B씨가 대표로 있는 서울 서초구 소재 컨설팅업체인 광000 본사 사무실과 등기이사 C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전형적인 사기대출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A의원 아들 B씨(1987년생)는 부산에 있는 동의대 한의학과를 졸업한 뒤 한의원을 개원한 후 한의사협회 약무이사를 거쳐 2019년 컨설팅회사를 설립, 대표로 취임했다.

검찰은 B씨와 재무 담당자, 광000을 통해 개업한 한의사들을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최근 B씨 등에 대한 계좌 추적, 신용보증기금 압수수색으로 증거를 확보한 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씨 등은 2019년 7월부터 개업을 준비하는 한의사들에게 약 10억원의 잔고를 허위로 형성해주고, 이를 통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과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B씨 등이 신용보증기금의 '예비창업보증' 제도를 악용해 대출을 받게 했는지 조사 중이다.

예비창업보증은 창업 전 6개월 이내의 예비창업자에게 지원 한도 10억원, 보증 비율 100%의 보증서를 발급하는 제도다. 예비창업자의 예금 잔고가 많을수록 고액의 대출 보증서가 발급된다.

다시말해 미리 준비한 10억원을 예비 개원의가 가진 돈처럼 꾸며 10억원의 대출을 받게 한 뒤 대출이 승인되면 10억원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광000 한의원은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전국에 총 46개 지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한의사 개업의를 상대로 한 컨설팅에 머물지 않고 법률사무소 개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한 것이 화근이 된 것으로 보인다.

광000 브랜드명으로 법률사무소를 개업했다가 보증·대출 받는 방법이 사기라고 의심해 계약을 끊고 탈퇴한 정 모 번호사와 문 변호사가 검찰에 고발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정 변호사는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하고 영업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사기대출에 가담하기를 권유했다"며 "변호사들은 해당 행위가 중범죄임을 깨닫고 손해를 감수하면서 바로 회사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고발했다"는 입장이다.

이들 변호사 측은 "한의원 수만 보더라도 400억원대의 사기대출 혐의가 있지 않겠느냐"고 추정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현직 A국회의원 아들이 사기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고 급기야 구속되면 해당 국회의원의 진로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A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후보로 나설 당시 전남 국회의원 중에서 가장 먼저 지지선언을 하는 등 이재명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아들 문제가 민주당 공천과 선거 과정에 상당한 악재가 될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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