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임명권 포기 등 공공기관 혁신 절박함 강조…시의원들, 겉으론 소통 부족 속내는 정치적 이해타산?
광주시가 민선 8기 출범 이후 시민 눈높이에 맞는 공공기관혁신을 위해 날 선 칼을 빼 들어 속도를 내지만, 일부 시의원들이 ‘소통 부족’이라는 이유로 신속한 절차이행을 막아서 눈총을 사고 있다. 공공기관혁신 절차를 강하게 막아선 시의원은 심철의 부의장(왼쪽), 심창욱(가운데), 김나윤(오른쪽) 시의원으로 알려졌다./광주시의회 |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광주광역시가 민선 8기 출범 이후 시민 눈높이에 맞는 공공기관혁신을 위해 날 선 칼을 빼 들어 속도를 내지만, 일부 시의원들이 ‘소통 부족’이라는 이유로 신속한 절차이행을 막아서 눈총을 사고 있다. 심철의 부의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욕설을 퍼부으며 광주시와 대립각을 세워 논란이 예상된다.
공공기관혁신 절차를 강하게 막아선 시의원은 심철의 부의장, 심창욱, 김나윤 시의원으로 알려졌다.
27일 광주시는 지난해 7월 민선 8기 출범 이후 광주전략추진단 아래 공공기관혁신팀을 신설해 혁신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유사중복 기능을 가진 8개 공공기관은 4개 기관으로 통합하고, 3개 공공기관은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과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등 공공기관 혁신을 위한 용역이 오는 4월 마무리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강기정 광주시장은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공기관 혁신을 위해 지난달 23일 효율화·책임경영(안)을 발표했다.
강 시장은 지난 2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그동안 공공기관 혁신에 대한 요구가 커왔고, 끊임없이 혁신도 해 왔지만,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은 여전히 부족했다"며 "지금이 아니면, 공공기관을 혁신할 기회를 놓치고 만다는 절박함 때문에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4명의 임명권을 포기하면서까지 혁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심철의 광주광역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한 심창욱, 김나윤 시의원은 소통 부족을 문제 삼아 혁신안 심의를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부의장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광역의원으로 출마해 최연소로 당선, 제7대 광주광역시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의 당과 분당되면서 심 의원은 "안철수 당 대표와 뜻을 함께 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의 당에 입당했다.
국민의 당은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에 나선 안철수 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단일화를 위한 한 방송토론회에서 "내가 MB아바타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사실상 몰락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광주시민들의 지지세가 폭락한 사실을 인지한 심 의원은 재선 도전의 꿈을 접었으며 2018년부터 지난해 지방선거 출마 전까지 민주당 복당을 위한 물밑작업에 힘써 오며 재선 출마를 준비했다. 민주당은 탈당 전력이 있는 정치인들의 복당을 반대하는 당규를 적용했지만 심 의원은 예외였으며, 재선에 성공한 그의 정치력은 놀라울 만큼 확실했다.
지난 2014년 초선 의원 당시 그의 의정활동 중 내로라할 성적표는 찾아보기 힘들다. 낮에는 시청 직원들을 불러 반말지거리를 해대는가 하면 밤에는 기아타이거즈 선수들, 친구, 선후배들과 함께 서구 풍암동 구석진 무허가 룸살롱에서 접대부를 불러 술을 자주 즐겼었다. 최근에는 상무지구에 있는 ‘마X바’ 유흥주점을 자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7대 광주시의회 하반기 의회운영위원장 시절 자신이 운영하던 A택시회사와 직접적 연관성을 가진 빛고을콜센터(콜택시) 운영을 위한 본예산편성을 추진하다가 동료 의원 보좌관의 언론제보로 무산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택시선진화사업’ 예산 6억원의 쪽지예산을 요구했다가 시가 받아들이지 않자 2023년도 본 예산안 2090억원을 삭감하고 증액 없는 것으로 최종 의결하며 싱가포르로 초호화 외유성 연수길에 올랐다. 이처럼 광주시가 추진하는 모든 시정책 결정에 "소통 부족"이라는 트집을 잡아 반대하는 입장이 쪽지예산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심철의 부의장은 "용역결과를 토대로 의회와 소통하고 각 기관의 의견 수렴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의회와 소통하거나 동의도 없이 급히 추진하는 것은 (의회를)무시하는 처사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부의장은 이어 "중앙부처의 업무분장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데다 일관성도 없고 효율성도 없다"며 "통합하는 기대효과가 무엇인지도 모른 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택시선진화사업’ 예산 6억원 쪽지예산을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립각을 세운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 심 부의장은 "그 새X들 양아치 같은 XX, 웃긴 XX들, 거지 같은 XX들, 그럼 한번 해보자는 거지"라며 격앙된 목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심창욱 시의원은 "절차나 명분없이 통합한다는 사실에 반대했던 것"이라며 "원론적으로 통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다 찬성이다.’ 이런 의견을 피력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심 시의원은 광주 북구을에서 재선 시의원을 역임하고 이용섭 전 광주시장의 보은으로 일자리상생재단 대표로 취임한 김동찬 전 광주시의원의 지역구를 이어받은 것으로 전해져 보은 차원에 사적 관계에 치우쳐 공공기관혁신에 반대한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일자리상생재단은 경제고용진흥원과 통합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나윤 시의원은 "의회에서는 원칙적인 반대라기보다는 지금 진행 절차가 의외이고 너무 소통 안 하고 일방통행식으로 진행되는 부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며 "어떤 자료든 공유가 안 돼 있어서 용역과제 진행되는 거 보고 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광주 북구을 이형석 국회의원과 정치적 동지인 윤석구 광주과학기술진흥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정치에 입문할 당시 북구을 지역위원회 지명직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전력 등으로 미뤄볼 때 정치적·사적관계에 치우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과학기술진흥원은 광주테크노파크와 통합된다.
이에 대해 김 시의원은"그런 거라면 예산이나 이런 것들을 트집을 잡았겠죠?"라며 "그 사안은 사안이고 정치적인 구도는 구도인 거다. 각을 세우는 것도 아니고 전체적인 의회 의견들이 그렇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광주시 관계자는 "사적인 정치 이해관계인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통 부족’으로 트집을 잡는다"며 "공공기관혁신이라는 대의 명제를 형식과 절차라는 문제 제기로 핑계 삼아 반대하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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