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강 수변 산책로 화장실이 사라졌다
골프장 앞으로 이동 강행한 배경에 시선 쏠려
주민들이 이용하던 수변 산책로 인근에 설치된 공중화장실이 모 골프장 앞으로 이동돼 있다. /완주=이경선 기자 |
[더팩트 | 완주=이경선 기자] 전북 완주군이 주민들이 수년간 이용하던 공중화장실을 건설 장비를 이용해 들어낸 뒤 인근 골프장으로 이동시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군은 이번 공중화장실 이동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했을 뿐만 아니라 관련 법령도 어긴 것으로 드러나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2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군은 지난 2월 27일 봉동읍 만경강 산책로에 설치 된 공중화장실을 상관읍 모 골프장 앞으로 이동 설치했다.
당초 이 화장실은 만경강 수변 산책로에 공중화장실이 없어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지난 2017년 1억원의 세금을 투입해 준공했다.
하지만 이 공중화장실이 다시 사라지자 인근에 노상방뇨와 쓰레기 무단투기 등이 늘어 악취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골프장으로 이동시킨 공중화장실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선 2000만원의 재설치 비용과 연간 1000만원의 유지비용도 투입될 예정이다. 이 모든 비용은 군비(세금)로 집행되고 있다.
하지만 군은 공중화장실 이동과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위치에 불가피하게 공사가 필요해) 공중화장실을 이동시켰지만, 이 과정에서 행정절차를 무시한 것은 없다"며 "주민들의 여러 의견은 있었지만 (수용하기가) 여건상 어려웠다.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심부건(더불어민주당-봉동·용진읍) 군의원은 "주민들이 수차례 골프장이 아닌 만경강 인근 위치로 이전을 요청했지만, 행정에서 이를 묵살하고 관련 법령도 어겨가며 모 골프장 앞으로 옮겼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이어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도 요청했지만 무시했고, 대안으로 가져온 간이화장실은 주민들이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못해 보였다"면서 "빠른 시간내에 주민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대안을 다시 마련해 오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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