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국익 위한 용기 있는 결단"…시민단체, "신종 친일파의 커밍아웃 '망언'"
강제징용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부산시민 평화훈장 추진위는 9일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강제징용 해법을 옹호한 박형준 시장을 비판했다. /부산=조탁만 기자 |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두고 부산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권과 국익 사이에서 새 정부가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하루 만인 9일 오전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 행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들의 시각을 살펴봤다.
◆ '용기'를 두고 서로 다른 시각
먼저, 박 시장의 시각이다. 그는 "새 정부에 의한 새로운 강제동원 해법은 주권과 국익 차원에서 내린 용기있는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또 "국가는 궁극적으로 주권과 국익이라는 양날의 추동력으로 굴러갑니다. 주권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와 힘을 의미한다면, 국익은 국민들의 안녕과 번영을 키우는 국가의 역량을 의미합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에서 가장 무서운 정치적 딱지가 '친일'이라는 손가락질임을 감안할 때 국익을 위해 독배를 마시는 용기를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이 말하는 '용기'와 '강제징용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부산시민 평화훈장 추진위'가 말하는 용기는 180도 다르다.
추진위는 "70년 세월이 흐르도록 단 한 번도 침략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고 공식적인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았던 일본을 상대로 국가와 지자체도 받아내지 못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싸워온 피해자들과 국민이 보여준 것이 진정한 용기다"고 했다. 또 "이런 때 박형준 부산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정당화하는 말들을 쏟아 내고 있으니 이런 망언은 신종 친일파의 커밍아웃"이라고 했다.
◆ 과연 무엇이 진정한 '국익'인가
박 시장은 "국익을 고려하면 당연히 한일은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로 가야 하고, 양국 간의 갈등 현안들을 로키로 관리하는 게 맞습니다"고 했다. 또 한일관계의 정상화를 통해 가장 혜택을 볼 세대가 청년들이라는 인식도 중요합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차원에서 더 신경을 써서 풀어야 할 일은 한국 정부의 대승적 결단에 걸맞게 일본이 호응하도록 하는 것이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이해를 구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일입니다"고 부연했다.
이와 달리 추진위는 "윤석열 정권의 미래청년기금은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 장학생들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박형준 시장이 청년세대들의 혜택을 운운하는 이것 역시 이 땅의 청년들에게 민족적 자존심을 팔아먹으며 주는 혜택을 덥석 받으라는 것"이라며 "청년들을 몰역사적인 존재로 여기고 무시하는 처사다. 지금 청년들은 일본에게 면죄부를 주는 돈따윈 받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부산시청과 시민단체의 '말말말'
박 시장 측은 "한일 관계의 아픈 역사를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국익을 우선시하는 미래지향적 결단도 필요하다. 현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을 정쟁화해서는 안 될 뿐 아니라 특히 부산은 한·일 관계 개선이 2030세계박람회 부산유치에 도움이 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낸 의견이다"고 했다.
양미숙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을 위하는 정책과 표현으로 우리나라가 얻을 국익이 무엇인가"라며 "미래지향적이라는 말만 반복하지 말고 어떤 미래와 어떤 국익이 있는지 구체적인 예시도 없이 모호하고 무책임한 말만 되풀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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