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비선실세 없다더니’…시정개입 정황에도 ‘모르쇠’
입력: 2023.03.08 22:09 / 수정: 2023.03.08 22:09

최측근 P씨 존재감 과시하며 시정 운영 관여
윤병태 시장 “비선이나 측근 없다” 또 발뺌만


[더팩트ㅣ나주=김현정 기자]

나주시청 전경/나주시
나주시청 전경/나주시

민선 7기 내내 ‘비선실세’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전남 나주시가 민선 8기 새로운 비선들의 시정개입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비선의 시정개입에 따른 일부 공무원들의 뒷말도 이어지면서 ‘비선실세는 없다’고 큰소리쳤던 윤병태 나주시장의 체면이 구겨진 모양새다.

8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윤 시장 선거캠프 출신으로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최측근 P씨가 윤 시장 취임 직후부터 다수의 사업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 "내가 계약을 챙겼다"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참조 <더팩트> 2022년 11월 11일 보도(윤병태 나주시장 측근, ‘선거법 위반’ 검찰 송치)

<더팩트>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P씨는 지난해 8월경 특정 사업가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며 마치 자신이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또 P씨는 시 공무원들에게도 관급자재 계약 등 시정 운영과 관련해 업무를 지시하고, 인사권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 A씨는 "P씨가 부서장들에게 직접 전화를 해 계약 등과 관련한 업무를 지시하고, 특정 부서장에게는 ‘내가 그 자리에 과장님을 앉혀 놨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당사자한테 전해 들었다"고 폭로했다.

P씨에게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간부 공무원은 "최근 P씨에게 업무를 지시받지 않았지만 전화 통화한 사실은 있다"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공무원은 "윤 시장이 취임 직후부터 P씨의 실명을 거론한 적이 있다"면서 "공직사회 내부에서 P씨가 ‘비선 실세’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고 귀띔했다.

민선 8기 달라진 나주시정을 기대했던 시민들은 P씨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중에도 인사와 계약 등 시정 업무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에 아연실색하고 있다.

시민 나모(송월동)씨, 김모(빛가람동)씨 등은 "정말 다를 줄 알았다. 비선이 존재한다는 것은 시장이 공직사회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반증이다"면서 "비선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 시장의 행태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선거기간 동안 전 시장의 비선개입을 그렇게 비난하더니 정작 본인이 비선을 감싸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윤 시장은 취임 이후 줄곧 "비선은 없다"는 입장을 강력히 고수해 왔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측근이 따로 있을 수가 없다"면서 "설사 누가 자신이 비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아무런 적용을 못하니 공무원들은 누구 눈치도 볼 필요가 없다"고 비선 존재를 부인했다.

이번 비선실세 시정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윤 시장은 여전히 "아는 바가 없으며, 비선이나 측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선실세로 지목된 P씨는 "제가 관계가 없는 사람인데, 저한테 사실확인은 하지 말라"며 "어떤 판단의 여부도 말씀드릴 수 없고 어떤 대답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모호한 입장을 전달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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