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노조는 왜 변화를 두려워하나
입력: 2023.03.02 15:50 / 수정: 2023.03.02 15:50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세종충청지역본부가 2일 오전 충북 청주시청 앞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주=이주현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세종충청지역본부가 2일 오전 충북 청주시청 앞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주=이주현 기자.

[더팩트 | 청주=이주현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세종충청지역본부가 2일 오전 충북 청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핵심은 이범석 청주시장이 최근 매달 둘째‧넷째 주 일요일이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한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노조는 이범석 청주시장이 이해당사자인 마트 노동자 3000여 명의 휴식권과 공통 휴일권, 건강권 등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투쟁과 법적 대응 등 모든 조치를 통해 기존 일요일 의무휴업을 사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수백 명의 서명이 담긴 반대 의견서도 청주시에 제출했다.

노조의 주장은 틀린 게 없다. 그런데 애초 대형마트의 일요일 의무휴업 목적은 지역상권 보호가 아니었나. 오히려 ‘오월동주’의 관계로 비유되던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더는 경쟁 상대가 아닌 상생의 파트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의 흐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까닭이다. 더 이상 대형마트를 옥죄는 규제가 의미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국경제연구원의 ‘대형마트와 중소슈퍼마켓 간 경쟁관계:서울시의 경우’ 연구보고서를 보면 2021년 서울시 내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32개 제품 중 26개는 대형마트와 중소 슈퍼마켓 간 영향이 거의 없는 독립재였다.

그리고 주말에 쇼핑할 자유도 중요하지 않을까. 의무휴업일인지 모르고 주말에 대형마트에 갔다가 헛걸음을 하는 경우도 적잖다. 평일 퇴근 후 급하게 장을 보는 일은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더구나 대형마트의 주말 매출이 평일보다 많을 것이란 짐작은 굳이 통계를 꺼내 보지 않아도 현장에 가면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유통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노조는 왜 그대로인가.

한편 청주시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지난 2012년 대규모 점포 등의 등록 제한 및 조정 조례를 제정했고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 의무휴업일을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로 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영향을 받는 청주지역 내 대형마트는 10개, 준대규모점포(기업형슈퍼마켓 등)는 36개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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