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강제 수용하겠다" 엄포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이전 사업이 보상 목적의 무분별한 수목식재, 각종 인·허가 남발, 내부정보 유출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 함평=이병석 기자 |
[더팩트ㅣ함평=이병석 기자] 지난 수년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갖은 잡음을 양산하고 있는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이전사업’이 급기야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축산자원개발부(이하 자개부) 이전 TF팀 파견 공무원과 주민 등에 따르면, 자개부 이전 대상지 주민들이 이주할 택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새로 이주할 곳의 주민에게 "(협조하지 않으면) 토지를 강제 수용할 수 있다"며 엄포를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주자 택지를 선정하면서 옮겨갈 곳의 마을 주민들에게 설명회나 공청회는 고사하고 일방통행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원성이 크다.
논란의 시작은 자개부가 들어설 사업부지 내의 주민들이 이주할 택지를 물색하면서다.
자개부 이전 사업과는 연관성이 없는 곳의 마을 주민에게 법을 들먹이며 강제 수용 운운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시비도 인다.
이 같은 막가파식 사업 추진에 대해 주민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이주자 택지로 지정된 곳의 한 주민(남·60대)은 "터전을 잃은 그들이 이주해오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우리 동네 가구 수보다 더 많은 가구가 이주해 온다는데 저간의 사정 정도는 알아야 할 것 아니겠냐?"며 일방적인 사업 추진방식에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자개부 이전 TF팀 김 모 사무관은 "이주자 택지가 들어설 마을의 주민들에게 설명회 등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면서 "앞으로는 주민들과 충분히 소통하겠다"며 말했다.
이어 "‘토지를 강제 수용하겠다’는 발언은 당시 신광면사무소 홍 모 팀장이 주민에게 했던 말이다"며 "(자신은) 결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떠넘겼다.
김 모 사무관의 주장에 대해 홍 모 팀장은 "(이주자 택지 조성이) 내 업무도 아닌데 굳이 주민에게 그런 말을 할 필요 있겠냐?"면서 "자개부 이전 TF팀 김 모 사무관이 (주민에게) 토지 강제 수용 운운한 것으로 기억난다"고 말해 두 사람 간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한편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이전사업은 인·허가 남발, 내부정보 유출, 보상을 노린 무분별한 행위로 인해 ‘제2의 LH사태’로 불리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forthetru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