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일방통행식 '주민과의 대화' 형식 벗어나 진정한 소통
주민들의 생생한 의견 개진과 토론 참여로 주인의식 고취 효과
고흥군의 '군민과의 토론회' 이틀 째를 맞은 31일 과역면사무소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한 군민이 과역 시장활성화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고흥=유홍철 기자 |
[더팩트l고흥=유홍철 기자] 고흥군이 민선 8기 공영민 고흥군수 취임한 이후 처음 시행하는 ‘군민과의 토론회’가 소통행정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 아니냐는 때이른 호평을 얻고 있다.
각 지자체들이 일방 통행식으로 설명하고 전달하는데 치중한 기존 ‘군민(시민)과의 대화’ 대신에 ‘토론회’라는 타이틀로 바뀐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통의 틀을 혁신한 진정한 소통과 토론의 장으로 승화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낳고 있다.
고흥군은 지난 30일 동강면과 대서면을 시작으로 16개 읍‧면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군민과의 토론회’를 오는 2월 9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31일에는 토론회 2일째를 맞아 오전에 과역면과 오후 남양면에서 ‘군민과의 지역발전 전략 토론회’를 가졌다.
과역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 오전 10시가 되기 전에 면민들이 150 좌석을 가득 메웠다.
군정 홍보 영상에 이어 주요 참석자 소개에 이어 서면으로 제출된 건의사항 중에서 추려진 5개의 민원사항을 과역면 총무팀장(면장은 연수중)이 제시하고 공 군수의 재치있는 답변으로 박수 속에서 진행됐다.
여기까지는 여타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군민과의 대화’에서 볼수 있는 패턴이어서 낯설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만 본격적인 토론회 시간적 여유를 갖기 위해 아주 빠르게 진행돼 10시50분 쯤에 마무리 되고 본격적인 ‘군민과의 토론회’가 시작됐다.
토론회 주제는 ‘10년 후 고흥인구 10만 기반 구축’이라는 민선 8기 비전에 기반해서 16개 각 읍‧면 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도출해 낸 2건씩, 모두 32개 주제가 제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역면의 토론 주제는 ‘과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통한 지역 활력 창출 방안’과 ‘과역 특화작목 복숭아 육성 및 브랜드화를 통한 소득증대 방안’ 두 건이 상정됐다.
과역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놓고 일각에선 ‘개방형 장옥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장옥을 지으면 특정인의 소유물처럼 돼서 좋은 안이 아니다’고 주장이 맞섰다.
군내 버스 노선을 시장 후면에 정차토록 해야 시장 앞쪽에 손님이 쏠리는 현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자 다른 일각에선 정차장 이전의 효과가 미지수이고 오히려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또 전통시장은 해산물 판매점에 소비자가 많이 모여드는 특징을 보이기 때문에 시장 전면에 있는 해산물 판매점을 중앙에 배치해야 다른 판매자들도 고루 혜택을 보도록 해야 시장 활성화에 보탬이 되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긴 토론의 결론은 나오지 않았지만 과역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제시된 장면이었다.
사회를 보던 공 시장은 좋은 의견들이 다양하게 제시됐으니 별도의 논의통해 과역시장 활성화 대안을 만들어 달라는 선에서 40여분간 계속된 열띤 토론은 마무리 됐다.
고흥군의 '군민과의 토론회'에서 사회를 본 공영민 군수가 유연하고 여유로운 토론회를 이끌고 있다. /고흥=유홍철 기자 |
제2 토론 주제인 ‘과역 특화작목 복숭아 육성 및 브랜드화’와 관련해서 한 농민이 "고흥지역 복숭아 재배 상황은 110농가 80ha 면적에서 3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고 이중 60농가가 과역에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흥은 일조량이 많고 따뜻해서 조생종 복숭아 생산을 통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유망 품목이기 때문에 과역에 대대적인 생산농가 육성이 필요하다"고 운을 띄웠다.
이와 관련, 공동출하장을 만들어서 복숭아 수출을 높이자는 안부터 농약살포기를 임대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는 건의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기도 했다.
토론이 진지하게 진행되면서 점심시간이 다가오도록 대화와 토론이 계속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는 군민 누구나 거리낌 없이 의견을 낼 수 있는 허용적 분위기였고 특정인의 의견에 동의하면 박수를 보내는 등 당초 예상과 달리 생산적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는 공영민 군수의 재치있고 유모스런 입담과 유연하고 여유로운 진행 솜씨도 한 몫 했다.
이틀간의 ‘군민과의 토론회’를 지켜본 한 언론인은 "이전의 경직된 대화와는 완전히 다른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70대 초반의 한 과역 군민은 "이같은 토론회를 통해 군민들은 참여와 주인 의식을 갖게 되고 군수와 간부 공무원에게는 군민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경청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공영민 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군민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고흥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신념으로 토론회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고흥에서 첫 시도되는 혁신적인 소통행정으로 군민통합과 고흥발전의 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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