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직후 변기에 버려져 숨진 영아…20대 친모는 징역 4년, 친구는 무죄
입력: 2023.01.27 15:02 / 수정: 2023.01.27 15:02

영아유기치사 혐의받던 20대, 무죄…자신이 낳은 아이 변기에 버린 20대 엄마 징역 4년

대구지방법원 전경/대구=김채은 기자
대구지방법원 전경/대구=김채은 기자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자신의 절친이 출산해 버린 영아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 끝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11부(이상오 부장판사)는 영아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22·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자신이 낳은 아기를 살해하려 한 혐의(영아살해 미수 등)로 기소된 B씨(22·여)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지난 2020년 B씨는 아버지를 모르는 아이를 임신하자 낙태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를 친구 A씨에게 알렸다. 이후 B씨는 지난해 3월 11일 경북 경산 자신의 원룸 화장실 변기에서 남자아이를 출산한 뒤 변기 뚜껑을 닫고 집을 나섰다.

이 사실을 접한 A씨는 같은 날 오후 7시 40분쯤 B씨의 집을 찾아 저체온 상태의 아이를 씻긴 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이는 다음날 새벽 3시 53분쯤 저체온증, 영양 부족 등으로 숨졌다.

재판에서 A씨는 "아이를 빨리 구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 유기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B씨는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는 B씨로부터 아이를 돌봐달라고 부탁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아이를 살리리 위해 노력했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보호 조치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착한 사람이며, 비난받을 행동을 한 것이 절대 아니며 죄의식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의 행동은 아이가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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