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수주 호황에 낙수효과 기대
부산지역 제조업·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BSI) 추이. /부산상의 제공 |
[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악재에도 부산지역 제조업은 일부 업종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등 추가 악화에 대한 우려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시장은 경기침체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하방 압력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8일 제조업 250개 사와 소매유통업 55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1분기 부산 제조업과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지역 제조업 체감경기를 가늠하는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94'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돈 것으로 새해에도 경기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1분기 전망지수 '94'는 직전 분기에 기록한 '78'을 웃도는 것일 뿐만 아니라 1분기 전국 평균인 '74'보다도 크게 상회한 수치이다.
울산(85), 서울(82), 광주(81), 대전(78), 인천(64), 대구(56) 등 다른 대도시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반기 부산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하는 대목이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이처럼 높게 나타난 것은 지역 제조업이 조선 관련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징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을 누리면서 올해부터 조선기자재를 중심으로 장비제조업, 조립금속 등 관련 업종에 본격적인 낙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종의 지수도 기계·장비 125, 조선·기자재 116, 조립금속 110 등 기준치(100)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89), 영업이익(88), 설비투자(97), 공장가동(98) 등 지수 자체는 기준치(100)를 하회했지만, 대체로 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전망치와 실적치를 상회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올해 매출 전망에서도 조사 대상 업체의 55.2%가 '지난해 수준의 매출은 유지할 것'으로 응답했으며, '10% 이상 증가'를 전망한 기업도 15.6%에 달했다.
제조업 분위기와는 달리 지역 소비시장은 전반적으로 하방 압력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체감도를 나타내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1분기 '62'를 기록해 2021년 1분기 ‘60’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3분기 연속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고물가, 고금리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설 특수도 예년처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에서 자동차·부품(93), 섬유제품(80), 의복(80), 신발(87) 등 소비와 직접 연관된 업종이 모두 기준치(100)를 밑돈 것도 이러한 경기침체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부산상의 경제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고금리 여파로 기업과 서민경제 전반에 막중한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며 "연초 경기는 한해 경기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과감한 금리 정책과 유동성 투입을 통해 경기부양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tlsdms777@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