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8시까지 돌봄’ 1.76% 불과…"선심성 정책"
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전지부 심볼 / 전교조 대전지부 제공 |
[더팩트 I 대전=라안일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가 정부와 대전시교육청의 '늘봄학교' 추진에 대해 어른들의 필요에 아이들을 학교에 붙잡아두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10일 '늘봄학교? 아이들의 봄은 어디에'라는 논평을 내고 대전시교육청의 늘봄학교 시범사업 응모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12시간 이상 학교에 머무는 것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한지 우려스럽다"며 "저학년 초등학생들을 저녁 8시까지 학교라는 공간에 두는 것이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한 선택인지 교육청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범 운영하겠다는 교육청은 늘봄학교 운영에 대한 학부모, 교사, 돌봄교사 등 교육 주체들의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다"며 "준비 없는 늘봄학교 추진은 어린 학생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놀이 시간을 빼앗고 성인들의 필요에 따라 아이들을 학교에 붙잡아두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대전지부는 늘봄학교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2022 범정부 온종일 돌봄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의 68.66%는 수업이 끝난 뒤 오후 5시까지의 돌봄을 가장 필요로 했다. 오후 6~7시는 7.48%, 7~9시는 1.76%에 불과했다.
아이돌봄지원사업(시간제 돌봄서비스)으로 양육 공백을 최소화하는 정책도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늘봄학교 운영은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대전지부는 늘봄학교 시범 운영을 응모한 대전교육청에 △학생들의 쉴 권리, 학교의 업무 경감, 학부모의 돌봄 수요를 충분히 수렴한 종합적인 돌봄 대책 △지자체·교육청·마을교육공동체의 늘봄교육추진체 구성·운영 △노동 환경 개선 및 가정돌봄이 중심 되는 제도와 문화 마련 등을 제안했다.
대전지부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배려와 관계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에게 양육의 시간을 선물해야 한다"며 "그래도 돌봄 공백이 생긴다면 아이들이 살고 있는 터전인 마을에서 이웃과 함께 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마을 단위의 돌봄이 가능한 정책을 구상하고 실현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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