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의 동상이몽...민심반영이 핵심
진보정당 비롯한 군소정당 합의하면 가능성 높아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정치권 화두로 '중대선거구제' 논의를 쏘아올린 가운데 지역정가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논의가 결국 거대양당의 아킬레스건인 전라도와 경상도의 나눠먹기가 될지 아니면 군소정당의 국회진입 신호탄이 될지 지켜볼 대목이다.사진은 왼쪽부터 정의당, 진보당, 민생당 시무식 장면 / 페이스북 갈무리 |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조선일보와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이야기하면서 이 이슈가 총선에서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호남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남 정치권은 오랫동안 민주당이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하여 견제세력이 없음을 아쉬워하면서도 매번 선거철만 되면 ‘국민의 힘’을 견제할 수 있는 민주당을 선택하는 구도로 되다보니 지역민들의 소신 투표는 언제나 뒷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지역에서 민주당 독재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1월 29일에는 여야 청년 정치인모임인 ‘정치개혁 2050’이 “낡은 정치 소선거구 폐지하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려 뜨거운 관심을 모은바 있다.
이 토론회에서는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하여 중대선거구제를 통한 군소정당들이 선택받는 계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윤대통령이 말한 중대선거구제가 결국 거대 양당의 ‘동상이몽’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김주업 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중대선거구 논의의 핵심은 디테일” 이라며 “중대선거구제를 이용한 양당의 아킬레스건인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1,2위로 독식하는 구조가 되기를 바라는 것 아니냐” 고 말했다.
문정은 정의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핵심은 민심이 반영되는 구도” 라고 말하고 “앞으로 어떻게 논의될지 모르지만 지금의 중대선거구는 선출하는 단위의 크기만 높이는 것이지 국민들이 지지한 만큼의 비례성을 높이지는 않는다” 며 과연 윤대통령이 말하는 중대선거구가 민심이 반영되는 구조인지는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중대선거구가 시행된다면 여러 복합적 요인을 따져 다른 정당과 협의할 수 있는 문은 이미 열려있다” 고 총선에 대비한 유연한 생각을 전했다.
또 다른 목소리도 있다. 이번 중대선거구 개혁이 논의의 시작점이 된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 선거구제 개혁이 결국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았던 판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민생당 박대우 광주시당 위원장은 “흔들지 않으면 깰 수 없다” 고 말하면서 “그동안 양당 독점체재에 대해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갈망이 있었다” 고 말했다.
박위원장은 “너무 회의적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면서 “결국 세부적 사항에 대한 합의가 중요한데 이를 활용하는데 있어 군소정당들의 협의와 토론이 계속되어야 할 것” 이라며 다가올 총선을 대비해 진보정당과 민생당 등의 전략적 합의가 새로운 틀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다음 총선까지 1년 3개월이 남은 가운데 윤대통령이 쏘아올린 중대선거구 화두가 지역정가에 어떤 효과를 불러올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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