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홍준표 ‘불통’ 3대 어록 ③] 홍준표 “4년 뒤에 (당신이) 시장 나와서 하십시요”
입력: 2022.12.29 14:28 / 수정: 2022.12.29 17:22

"트램은 구시대 유물"
"수억원이 투입돼 수년간 추진해 온 정책이 바뀔때는 합당한 근거가 있어야"


지난 9월 16일 제295회 대구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김대현 시의원(국민의힘, 대구서구1)이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 대구시의회 제공
지난 9월 16일 제295회 대구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김대현 시의원(국민의힘, 대구서구1)이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 대구시의회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7월 2일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나고 있다. 대선 후보급이 지방 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소식에 전국의 관심이 대구에 몰렸었다. 지금도 홍준표 시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전국적 관심을 받는다. 그런 만큼 홍 시장이 어떤 말을 내뱉느냐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논란이 되기도 한다. 이에 <더팩트>는 홍준표 시장이 후보시절 부터 지금까지 했던 말들 중 ‘불통’ 논란이 있었던 3가지를 골라 그 말들을 통해 올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에는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기대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시정질문을 한 대구시의원에게 "4년 뒤에 (당신이) 시장 나와서 트램으로 하십시오" 라고 말해 논란이 있었다.

시정질문은 집행부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지역사회의 중요한 정책에 대한 문제를 확인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과정이다.

그런 측면에서 시정질문을 한 시의원에게 4년 뒤에 당신이 시장이 되서 트램 정책을 추진하라고 말하는 것은 지금은 시장인 내맘대로 하겠다. 상관하지 말라는 의도로 들려질 수 있어 상당히 부적절하다 할수 있겠다.

지난 9월 16일 제295회 대구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김대현 시의원(국민의힘, 대구서구1)은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던 도시철도순환선 건설과 관련해 기존의 차량시스템을 변경하고 노선도 재검토 하겠다는 홍준표 시장의 발표에 대해 시정질문을 했다.

이 날 김대현 시의원은 도시철도 순환선은 1997년 이후 장기계획으로 꾸준히 검토 되다가 지난 2016년 대구시에서 ‘트램’을 순환선의 차량시스템으로 결정하고 2018년에는 본격적인 트램 건설을 위해 3억8700만원을 투입해 신교통시스템 도입 사전타당성 용역과 함께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의 변경계획도 수립 절차를 시작한 것이라고 배경설명을 했다.

이 후 2021년 6월 공청회를 통해 트램 형식과 노선을 공식 발표했고 한달 뒤인 7월에 대구광역시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 변경안을 제출하면서 대구시의회의 지지와 지원을 요청해 대구시의회에서 시의원 전원 찬성의견으로 안건을 채택 의결했다.

이에 김대현 시의원은 "수년간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 대구시가 역점 추진해 왔던 순환선 트램 건설사업의 결정과 추진과정에 어떤 심각한 하자가 발견되었기에 확정된 노선을 포함한 순환선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인지"를 따져 물었다.

즉, 질문의 요지는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 추진해 오던 사업을 갑자기 재검토 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타당한 근거가 있어야 되는데 그 근거를 묻는 것이다.

이에 홍준표 시장은 "트램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60년 전에 종로에서 사라진 전차인데 미래교통수단으로 불러들이는 것 옳지 않다"며 "대구는 앞으로 50년 미래를 보고 대구 전체의 도시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의 경우 신림선을 트램으로 하기로 했다가 이명박 서울시장 때 폐기했다. 트램은 도시 교통수단으로 적절치않다. 대구는 달서대로를 제외한 대부분이 4차선이라서 트램을 설치할 공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거 설치해 본들 교통 혼잡을 막을 길이 없는데 어떻게 60년전에 사라진 종로 전차를 대구가 도입하겠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10년이 지나면 대한민국 도시 교통은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시대가 온다"고 덧붙였다.

김 시의원은 재차 "트램을 결정하기까지 3년간의 세월과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많은 전문가들과 전문기관의 연구끝에 결정을 한 것"이라며 "그럼 그렇게 결정된 것을 변경할 때는 최소한 거기에 준하는 연구 내지 어떤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쳤는지 구체적인 과정이 필요하지 않냐"고 반박했다.

또한 "정책을 번복하시는 것은 좋은데 어떤 검토와 노력들이 있었는지 말씀을 해주셔야지 그것을 구시대 유물이라고만 하시는 것은 듣기 그렇다"고 말했다.

김 시의원이 계속해서 경제성에 대한 대책이나 구체적인 근거를 요구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구 트램에 집착을 하시는데 나중에 4년 뒤에 시장 나오십시요. 그래서 그때 트램으로 하십시오"라며 마무리를 했다.

시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본연의 역할이다. 수년간 수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정책이 갑자기 구시대 유물이란 이유로 폐기된다면 당연히 타당성에 대해 따져 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책 변화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없이 일방적으로 구시대 유물이란 이유만으로 정책을 폐기하는 것은 누구나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년간 수억원이 들어가는 공적인 정책을 결정할 때는 당연히 시간과 예산, 행정력 등이 낭비되지 않도록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새해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불통’이 합리적인 ‘소통’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관련기사 - [송년기획ㅡ홍준표 ‘불통’ 3대 어록 ①] “못된 질문이다” / [송년기획_홍준표 ‘불통’ 3대 어록 ②] “(다른데 가서) 물어보라” )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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