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트램 무가선 연속 순환 '지면급전'‧'LTO+슈퍼캡'만 가능
입력: 2022.12.28 17:35 / 수정: 2022.12.28 17:35

현재기술론 수소‧하이브리드팩 한계…기술입찰로 급전방식 확정

대전도시철도 2호선(트램) 구간 이미지. / 대전시 제공
대전도시철도 2호선(트램) 구간 이미지. / 대전시 제공

[더팩트ㅣ대전=라안일 기자] 이장우 대전시장이 대전도시철도 2호선(트램)을 무가선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전시는 현재 기술상 지면급전(APS)과 리튬탄산화물(LTO) 배터리에 정거장마다 급속 충전하는 슈퍼커패시터(슈퍼캡)를 결합하는 급전 방식만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시장은 지난 20일 트램 급전방식을 기존 배터리 기반 유무선 혼용방식에서 완전 무가선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수소연료전지, 지면급전(APS), LTO 배터리+슈퍼캡, 급속충전 하이브리드팩 등으로 무가선 구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가 국내외 15개 철도차량 제작업체로부터 받은 기술제안을 대전교통공사 연구개발원에 의뢰해 검증한 결과 4개 업체의 기술만 무가선 순환선 운행이 가능했다.

4개사 중 2개사는 LTO 배터리에 슈퍼캡을 결합한 기술을, 1개사는 APS 기술을, 1개사는 수소연료전지(수소트램) 기술을 제안했다.

이번 기술 제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LTO 배터리와 슈퍼캡을 결합한 방식이다.

대전 트램은 34.9㎞ 구간을 순환하는 본선과 3.2㎞의 구간을 오가는 지선으로 조성된다. 장거리 본선의 경우 차량마다 12번의 연속 순환 운행이 가능해야 한다. 특히 배터리 사용량과 수명의 상관관계인 DOD(Death Of Discharge)를 40% 이내로 유지해야 하는 게 필수 조건 중 하나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슈퍼캡을 결합했던 기술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해 완전 무가선 도입이 유무선 혼용으로 변경되는 퇴보를 겪었다.

기술적 한계로 제외됐던 슈퍼캡은 고출력, 고속충전이 가능한 LTO 배터리를 만나면서 다시 유력한 급전방식으로 떠올랐다.

시는 LTO 배터리와 슈퍼캡의 결합으로 DOD 30% 이내까지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하나의 호스로 물을 채우는 방식이라면 LTO 배터리는 3개의 호스로 물을 채우는 등 급속충전 효율이 매우 뛰어나 장거리 노선에 적합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다만 LTO 배터리의 상용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제갈령 대전교통공사 철도사업팀 과장은 "LTO 배터리 연계 슈퍼캡 방식은 DOD를 30% 이내로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트램) 정거장 이미지. / 대전시 제공
대전도시철도 2호선(트램) 정거장 이미지. / 대전시 제공

이 시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최근 연구개발이 완료된 철도차량 급속충전 하이브리드팩(리튬이온 배터리+슈퍼캡 혼용) 기술도 무가선 적용이 가능하지만 12번 연속 순환 운행은 현재까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알스톰사의 특허기술인 APS는 레일 중간에 설치한 전력선을 차량에 연결해 전원을 보급하는 방식이다. 전력선이 차량에 가려 사실상 무가선으로 분류된다.

제안된 급전방식 중 전원 공급이 가장 안정적이지만 폭설‧폭우 등 기상 악화에 취약하고 기술 도입이 어려운 점, 사업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등은 단점이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승인한 '대전도시철도 2호선 기본계획(안)'에도 '해외 사용화 사례가 있으나 대부분 운행노선에서 일부분만 적용하고 있으며 폭우‧폭설 등 기상악화에 취약하고 해외 기술독점으로 경제적인 측면 및 기술도입 측면에서 불리함'이라고 기재돼 있다.

이와 관련 알스톰사는 20년가량 운영한 급전 방식에서 사고 발생은 없었다고 대전시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소트램은 친환경적이고 한 번 충전하면 100km 가량 운행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본선을 2바퀴 반 정도밖에 돌지 못하는 기술적 한계를 보였으며 별도의 충전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경제적 부담도 크다.

최종수 시 철도광역교통본부 트램건설과장은 "현재 트램 차량의 연속 순환 운행이 가능한 방식은 지면급전과 LTO 배터리에 슈퍼캡을 연계한 방식 2가지"라며 "시장께서 발표한 대로 무가선 도입만 확정했고 급전 방식은 추후 기술제안 입찰을 받아 최적의 방식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트램의 무가선 도입이 확정됐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LTO 배터리 등이 상용화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가선 실현 가능성에 대한 물음표가 붙는 셈이다.

시 트램정책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이희선 우송대학교 철도차량시스템학과 교수는 "시가 밝힌 기술을 이용해 지금 운행하는 데가 없다. 장거리 노선을 무가선으로 하는데 사실 기술검증 안 된 거를 한다는 게 좀 아쉽다"며 "현재 실현되지 않은 기술을 가지고 미래에 하겠다는 건 불투명한 정책"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대전시는 트램 사업비가 기존 7491억원에서 1조5902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나자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등 총사업비 조정을 마무리한 뒤 2024년 착공해 2028년 준공할 계획이다.

raiohmygo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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