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대응의 바이블’ 후문 남긴 박지원의 검찰출석
입력: 2022.12.15 22:50 / 수정: 2022.12.15 22:50

‘질문 더 있나요?’ 되물으며 기자들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놀라운 정신력’ SNS에서 ‘화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더팩트 DB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더팩트 DB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공인들이 법원이나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는 일은 고통스런 일이다. 죄의 유무에 앞서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다수의 국민 앞에 얼굴을 보이는 일이기도 하고, 인정사정 안 가리고 곤혹스런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을 민낯으로 대면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칫 말이나 몸짓이 거슬리기라도 하는 이미지가 영상에 잡히면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신경을 곤두서게 한 질문을 한 기자에게 날카로운 눈총을 쏜 ‘우병우 레이저광선’은 지금도 회자되는 일화이기도 하다.

그래서 포토라인에 선 공인들은 침묵 혹은 ‘송구스럽다’는 간단한 메시지를 남기고 출입문을 들어서는 게 모범답안이 되다시피 했다. 마이크를 들이대며 우르르 그 뒤를 따르는 기자들의 모습도 일상화된 풍경이 됐다.

14일 서초동 중앙지검에 소환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태도는 이같은 기존의 포토라인 풍경을 깨트리는 모습을 보여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선 박 전 국정원장은 출두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몸을 빼지 않고 성실하게 답변했다. 초조하거나 흔들리는 모습도 없이 차분했다. 박 전 원장은 "이제 됐죠. 더 질문 있습니까" 라고 기자들에게 역 질문을 건넬 정도로 답변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포토라인을 넘어섰다.

김명진 전 청와대 행정관은 15일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박 전 원장의 출두 모습을 보고 어느 방송기자가 보내왔다는 메시지를 소개했다. ‘언론대응의 바이블을 보여줬다’는 내용이었다. 김 전 행정관의 게시글에는 "연세를 생각하면 놀라운 체력과 정신력입니다"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12시간 30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마치고 중앙지검을 나온 박 전 원장의 이후 행보도 남달랐다. 소환 당일 아침에 광주mbc 라디오 '시사인터뷰 오늘'에 출연한 것은 물론 조사 다음 날인 15일에도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현정의 뉴스쇼, 오마이TV 등에 잇달아 출연, 주변 지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유무죄를 떠나 정치인이 검찰소환을 앞두면 ‘가기도 전에 맛이 간다’ 라는 여의도 정가의 시쳇말은 박 전 국정원장에겐 해당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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