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여성시위자 집단 유치 광산경찰서 가혹행위 뒤늦게 밝혀져
입력: 2022.12.12 15:49 / 수정: 2022.12.12 15:49

속옷도 못 갈아 입고 두 달 동안 쇠창살 매달리기 고문 등 인권유린 ‘심각’…진상규명 시급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산경찰서에 수감되어 있던 여성시위자들에 대한 경찰의 가혹행위와 구타에 대한 증언이 나왔다. 사진은 상무대 영창의 가혹행위 (매미)를 재현한 조형물./ 광주 = 나윤상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산경찰서에 수감되어 있던 여성시위자들에 대한 경찰의 가혹행위와 구타에 대한 증언이 나왔다. 사진은 상무대 영창의 가혹행위 (매미)를 재현한 조형물./ 광주 = 나윤상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5⋅18민주화운동 여성 참여자들을 집단 유치한 광산경찰서(당시 이기춘 경찰서장)이 당시 가혹행위와 구타 등 인권유린의 현장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광주에서 5⋅18사적지로 등재되어 있는 곳은 총 29곳(동구 15, 서구 6, 북구 5, 남구 3)이다.

하지만 광산구에 있는 송정역과 구 광산경찰서 터는 5⋅18 사적지 지정이 되어 있지 않다. 송정역은 시민군들이 모였던 장소이고 광산서의 경우는 민주화운동 당시 여성 시위참여자들이 감금되었던 장소이다.

최근 이 두 장소에 대해 민주화운동 사적지로 등록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적지로 지정하는 움직임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광산서에서 이루어진 인권유린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더 팩트> 취재에 따르면 민주화운동 당시 광산서 유치장에 끌려온 여성들은 30여 명이상으로 반달형태의 유치시설 7곳에 나뉘어 수감되어 있었다.

그들은 광산서에서 수감된 채로 지프나 다른 차량에 실려 보안대와 상무대 합동수사본부로 이동해 심문을 받았다.

합수본에서 고문과 구타 등의 가혹행위가 있었지만 광산서 유치장 내에서도 아침, 저녁으로 운동시킨다는 명목 하에 쇠창살을 잡고 있는 행위 (일명 매미)를 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경찰들에 의한 구타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민주화운동 당시 광산경찰서 유치장 7곳에 약 30여 명의 여성시위자가 수감되어 있었다. 사진은 상무대 영창 전경 / 광주 = 나윤상
민주화운동 당시 광산경찰서 유치장 7곳에 약 30여 명의 여성시위자가 수감되어 있었다. 사진은 상무대 영창 전경 / 광주 = 나윤상

민주화운동 당시 27일 새벽에 마지막 방송을 했던 박영순씨는 “고문받다 쓰러져 통합병원으로 이송이 되었다.” 며 아픈 기억을 어렵게 재현해 냈다.

그녀는 “광산서 유치장에서 경찰들이 쇠창살을 잡고 오르내리는 행위를 시켰는데 그것이 운동이라고 했다.” 며 “다른 수감 여성들이 경찰에게 구타를 당하는 장면도 보았다.” 고 증언했다.

이어 “광산서에서 면회조차 이루어지지 않았고 두 달 동안 속옷 한 번 갈아입지 못했다.” 며 구타와 가혹행위 외에 여성들에게는 수치스러울 있는 인권유린의 현장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민주화운동 당시 인권유린의 현장이었던 광산서는 2005년 9월에 송정동에서 광산구 운수동으로 청사 이전을 했다.

청사 이전이후 광산서가 있었던 자라는 민간에 매각되어 현재 민간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박 씨는 “국유지가 어떻게 해서 민간 아파트가 들어서있는지 광주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며 수 십년이 흐르고 나서야 5⋅18사적지로 등록하려는 움직임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송정역과 광산서를 5⋅18사적지로 만드는 포럼에 참여한 장헌권 목사는 이 두 장소의 사적지 누락에 대해 “여성분들만 수감된 곳이라 감추려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지만 무엇보다 지자체의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 아니었는가 싶다.” 며 광주시의 행정을 질타했다.

공법단체 5⋅18구속부사장회 황일봉 회장도 오월단체들의 역량과 광주시에 아쉬움을 표명했다.

황회장은 “사단법인 시절에는 역량이 부족해서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놓친 부분이 있었다. 기념재단에서 체계적으로 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고 말하고 “오월단체도 그렇지만 광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것이 무엇보다 아쉽다.” 고 말하면서도 이제라도 광산서 사적지 지정을 위한 움직임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편,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광산서 인권유린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이번 사안은 별도 건이 아닌 조사 3과가 인권유린 직권조사로 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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